헐리우드 영화 ‘뷰티블 마인드’의 실제 모델인 존 내시(Nash·87) 미국 프린스턴대 명예교수가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아벨상(Abel Prize) 올해 수상자로 결정됐다.
노르웨이 아벨위원회는 25일(현지시각) “내시 교수와 캐나다 출신의 미국 수학자 루이스 니렌버그(Nirenberg·90) 박사를 아벨상 공동 수상자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두 사람은 5월19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 600만 노르웨이 크로네(약 8억5000만원)의 상금을 나눠받게 된다.
아벨상은 노르웨이 유명 수학자 닐스 헨리크 아벨(1802~1829)의 탄생 200주년을 기념, 2002년 제정된 상으로 수학계 최고의 권위를 가지고 있다. 노벨상에 수학 분야가 별도로 없기 때문에 ‘수학계의 노벨상’으로도 불린다. 4년마다 열리는 세계수학자대회에서 수여되는 필즈상이 40세 이하의 젊은 수학자에게만 주어지는 것과 달리, 아벨상은 평생의 업적을 평가한다.
내시 교수는 1950년, 포커나 체스 같은 게임을 수학적으로 분석해 "사람들은 경쟁자가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본인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일단 선택이 끝나면 서로 선택을 바꾸지 않는 균형 상태가 된다"는 내용을 수학적으로 입증한 27쪽짜리 논문을 제출했다.
이런 상태를 '내시 균형'이라고 한다. 내시 교수는 1958년 영국 에든버러에서 열린 세계수학자대회에서 필즈상 수상자로 거론됐지만 당시 나이가 30세에 불과해 다음 기회가 있다는 이유로 선정되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수학문제를 푸는 데 집착한 나머지 조현병(정신분열증)을 얻어, 다음 대회에서도 필즈상을 수상하지 못했다.
내시 교수의 이론은 1990년대 이후 주파수나 벌목권 경매 방식을 설계하는 데 사용되기 시작했고, 정치·경제·군사 전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의 상호작용을 이해하는데 활용되고 있다. 그는 이 공로로 1994년 존 하사니, 라인하르트 젤텐 등과 함께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그의 인생역정은 2001년 러셀 크로 주연의 영화 ‘뷰티플 마인드’로 만들어져, 전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았다.
내시 교수와 함께 수상자로 선정된 니렌버그 박사는 뉴욕대 교수로 재직하며 편미분 방정식 분야 발전을 이끌었다. 평생을 혼자 연구한 내시 교수와 달리 동료 수학자들과 활발한 교류를 하며 수학에 대한 사회적 인식 확산에도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