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의 시신을 실은 운구 행렬이 이스타나 대통령궁에서 빠져나오자 길거리에 나온 시민들이 "생큐 파더(아버지)"를 외쳤다.

이스타나궁에서 이틀간의 가족 애도 기간을 가진 뒤 국민의 조문을 받기 위해 국회 의사당으로 시신을 옮기는 길이었다. 이 과정에서 싱가포르 정부는 리 전 총리 시신이 담긴 관을 대포를 싣는 군용 포차(砲車)에 올려 국회의사당까지 운구했다. 왜 포차로 국부(國父)의 시신을 옮겼을까.

砲車로 운구 - 지난 23일 숨을 거둔 리콴유 싱가포르 초대 총리의 시신을 실은 군용 포차(砲車)가 25일 이스타나 대통령궁에서 국민 조문을 받기 위해 의사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시민들이 포차가 다가오자 일제히 휴대폰으로 찍고 있다.

싱가포르는 리 전 총리의 장례식을 국장(國葬)으로 치르는데, 국장 예식(禮式)에 관해 영국 방식을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가 예전 영국의 식민지였고 아직도 영(英)연방 회원국인 영향이 크다. 역사가 짧은 싱가포르는 이소프 빈 이샥 초대 대통령의 장례를 치른 1970년에야 처음으로 국장을 치렀다. 그때 영국 국장을 모방했다. 일곱 번째 국장인 리 전 총리의 장례식도 마찬가지다.

리 전 총리의 시신을 포차로 운구하는 것 역시 영국식 국장 전통이다. 영국은 시신을 포차에 싣고 웨스터민스터사원으로 옮기면서 해군 장병들이 호위한다. 19세기 빅토리아 여왕 시절부터 내려오는 전통이다. 군대식으로 예우하는 것은 국장 대상이 통치권을 가졌던 중요한 인물임을 상징하기 위해서다.

영국의 국장은 웨스터민스터사원에서 사흘간 국민의 추모를 받는데, 이것을 모방해 싱가포르도 사흘간 국회 의사당에 리 전 총리의 시신을 안치하고 조문객을 맞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