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 한 번만 넘어가 줘요!"
지난 22일 오후 2시 15분쯤 서울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인근 편도 1차로 도로에서 1998년식 '슈마' 자동차를 몰던 우즈베키스탄 청년 이사무하메도(Isamukhamedov· 26)씨가 불법 유턴을 하다 경찰 단속에 걸리자, 경찰관에게 윙크하며 꺼낸 첫마디였다. 서울 중부경찰서 을지지구대 소속 경찰관은 "키 180㎝가 넘는 훤칠한 외국 청년이 유창한 한국말로 '형님' 운운하며 느닷없이 주머니에서 50달러(약 5만5800원)를 꺼내 쥐여줘 황당했다"고 말했다.
경기 수원에서 일용직 근로자로 일하는 이사무하메도씨는 면허도 없이 친구 차를 빌려 서울 동대문 인근 몽골타운으로 고향 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길이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지구대로 인계된 그는 "일과가 끝나면 일일 드라마를 보는 게 낙"이라며 "한국 드라마에선 '형님, 넘어가줘요'라고 말하며 은밀하게 뒷돈을 주면 문제가 해결되더라"고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우즈베키스탄에서 자동차 부품 사업을 하다 부도를 맞고 빚 2억여원을 떠안게 된 이사무하메도씨는 2008년 어학연수 비자를 받고 한국 땅을 밟았다. 서울 한 사립대에서 한국어를 배운 뒤 6개월간의 체류 기간이 끝났지만 계속 한국에 남아 용역 일을 해왔다. 매달 200여만원을 고향에 부치고 남은 돈 50만원으로 생활하는 그가 경찰에게 건넨 돈은 생활비의 10%에 달하는 돈이다. 경찰은 도로교통법 위반과 불법 체류, 뇌물을 제공하려 한 혐의로 이사무하메도씨를 불구속 입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