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을 올려야 한다"는 최경환 부총리의 발언 후, 중소 상공인들의 고민과 시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최저임금이 업종·지역별 특성에 대한 고려 없이 일률적으로 산출·적용되고 있는 데다 지난 10년간 물가인상률이 연평균 2.9% 수준인 반면 최저임금은 연평균 7.02% 수준으로 급격히 인상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영세 규모 기업의 지급 능력이 최저임금 인상률을 따라갈 수 없는 구조가 된 것인데 택시업종이 대표적 사례일 것이다.
택시업종의 최저임금은 2009년 7월 특별·광역시를 시작으로 2010년 7월 중소 도시, 2012년 7월 군 단위 지역을 포함한 전국으로 확대 시행되었다. 이 과정에서 구조적인 많은 문제들이 드러났다. 법을 개정할 때부터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다른 업종과의 형평성을 지나치게 의식하다 보니 법 시행 이후 택시업계의 인건비 부담이 20~50% 정도 대폭 상승하고 이에 따라 개별 업체의 경영난이 한층 가중되었다.
이렇듯 현실을 도외시한 택시 최저임금 제도가 중소 도시 및 군 단위 지역까지 무분별하게 확대되다 보니 이 지역에서는 업체 도산, 대규모 해고 사태 발생 등 많은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일부 군 지역 택시업체는 1일 총 운송수입이 3만~4만원에 불과해 운송수입 총액을 전부 임금으로 충당해도 현행 법정 최저임금 기준액을 사실상 맞출 수 없는 실정이다. 이런 현실을 반영해 최근 일부 학계에서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오히려 전체적인 고용률을 끌어내려 취업에 취약한 계층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저임금 근로자의 보호와 생활 안정 도모라는 최저임금 제도의 기본 취지에는 이의가 없다. 다만 영세 규모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는 계층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그러려면 먼저 최저임금 제도의 순기능 회복을 위해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최저임금 수준을 안정시키려는 노력이 시급하다. 구체적으로는 개별 기업의 지급 능력, 근로 조건, 생산성 등을 고려하여 최저임금 산입 범위 재정비와 지역·업종별 최저임금 산출 등과 같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최저임금 제도를 실효성 있게 개선하면 근로자의 생활 안정, 국내 기업의 경쟁력 확보, 국가 경제 활성화라는 세 가지 궁극적인 목표가 결코 요원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