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일 제8대 총장으로 취임한 원윤희 서울시립대학교 총장은 대학 운영 중심에 '서울 시민'을 뒀다. 2012년부터 전국 대학 최초로 반값 등록금을 시행한 것을 계기로 서울 시민에게서 받은 혜택을 잊지 않고 환원하자는 취지로, 서울시민과 서울시의 발전에 기여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서울을 대표하는 자랑스러운 대학으로 거듭난다는 포부다.
서울시립대는 우선 인적·물적 자원을 확대 개방하기로 했다. 대학의 정규 강좌를 일반에 공개하고 재학생에게 방해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청강이 가능하도록 했다. 교양뿐 아니라 전공과목의 강좌도 공개해 전문 교육을 받고자 하는 시민의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한다. 세무, 건축, 행정 등 서울시립대의 인기 학과의 경우, 서울시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 '서울 인재 아카데미'를 운영할 예정이다. 이는 현재 운영하는 '서울특별시인재개발원'보다 한 차원 높은 전문 교육과정이다.
인적 자원뿐 아니라 물적 자원도 대거 개방한다. 테니스장, 스쿼시장 등 현재 일반인이 이용 가능한 체육 시설에 더해 도서관, 전시 공간, 100주년 기념관 등 대학의 주요 시설을 지역사회와 공유하기로 했다. 특히 2018년 개교 100주년을 맞아 건립되는 100주년 기념관의 명칭을 지역 주민을 위한 공간이라는 의미로 '100주년 기념 시민문화 교육관'으로 정했다.
서울시립대는 1997년 국내 최초로 도시과학대학을 설립해 대도시에서 일어날 수 있는 환경·건축·세무·교통·조경 등 다양한 문제를 연구하는 학과를 만들어 도시과학 분야 중심 대학이 됐다. 그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도시과학을 넘어 다른 학문과의 융·복합 연구도 수행하고 있다. 2012년 국제도시과학대학원을 개원해 해외 도시의 건설과 개발을 담당할 전문 인력과 개발도상국 공무원들을 교육함으로써 교육 대상 또한 확대하고 있다. 서울의 발전 경험을 다른 도시에 전파하기 위해 '국제도시문제 자문단'도 결성할 계획이다. 서울의 올바른 미래상을 함께 논하는 학술연구제 '서울학회(가칭)'도 창설할 예정이다.
서울시립대는 교육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자체 내 TF를 구성, 입학 제도 및 교육과정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학생부종합전형 평가에 인성평가를 도입하고 인성 문제를 처음으로 공개한 바 있다. 보건, 유아교육, 안전 등 사회적 수요가 많으나 비용 부담과 수익성을 이유로 사립대학에서 만들지 못하는 교과과정을 개설해 사회적 요구에 부응할 계획이다. 계약 학과나 전문대학원 등 다양한 형태의 교육과정을 마련해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분야의 인력 교육도 육성한다. 수년 전부터 추진한 의과대학 설립도 이런 맥락과 상통한다. 서울시립대 측은 "사회를 선도하면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인재를 키워내겠다"고 밝혔다.
학교 다녀보니…
부담 덜어준 반값 등록금
학업·자기계발 집중하게 돼
도시행정학과 3학년 장병국
"축하합니다. 합격입니다." 내 생에 이보다 더 감격스러운 순간이 있었을까. 오랜 수험생활을 끝으로 원하던 대학에 합격했을 때의 기분이란 '짜릿함'이라는 단어만으로는 표현이 안 되는 것 같다.
고3 시절, 여느 친구들처럼 '인(in) 서울'을 꿈꿨다. 하지만 곧, 서울에서의 생활비와 사립대학의 높은 등록금이 부담으로 다가왔다. 서울이 아닌 지방에 있는 고등학교에 다녔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서울시내 공립대학인 서울시립대학교를 떠올리게 됐다. 비교적 적은 등록금을 낸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경제적 부담 없이 학업과 대학생활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더불어 내 꿈인 공직자가 되기 위해 준비할 수 있는 안성맞춤인 대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기대는 곧 현실이 됐다.
주변의 많은 대학생이 비싼 등록금 때문에 힘들어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 대학의 '반값 등록금' 정책은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에게 경제적인 도움이 됐을 뿐만 아니라 대학의 공공성과 공익에 대한 인식의 지평을 넓혀줬다. 개인적인 경험을 살펴보면, 등록금에 대한 큰 부담 없이 지난 3년간을 학내 언론사(서울시립대신문), 동아리, 학교 홍보대사 활동 등을 자유롭게 하며 자기 계발과 학업에 열중할 수 있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봉사활동, 동행프로젝트다. 이는 우리 대학이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을 다시 사회로 나눠야 한다는 취지로 만든 것이다. 근처 초등학교에서 교육 봉사를 하면서 대학생으로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만약 서울시립대에 진학하지 않았다면 하기 어려운 경험일지도 모른다. 앞으로 더욱 많은 대학생이 경제적 부담 없이 배움과 나눔의 가치를 향유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