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천안함 폭침이 북한의 소행임을 분명하게 인정하는 것이 안보 정당의 출발”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이 반발하고 있다. 이미 북한에 대해 천안함 폭침의 책임을 묻고 사과까지 요구해왔는데 유 원내대표가 근거없는 발언으로 야당에 대해 안보의식이 모호하다는 여론을 확산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새정치연합 한 지도부 의원은 이날 “이미 우리는 천안함 폭침 3주기와 4주기 당시 북한을 강하게 비판하고 사과를 촉구했었다”며 “당내에서 과거의 공식 논평을 검토하며 유 원내대표의 발언에 어떻게 대응할지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문재인 대표는 최근 천안함 폭침 5주기를 앞두고 북한을 규탄하고 안보 의식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

실제로 새정치연합은 천안함 폭침 3주기와 4주기 당시 공식 논평을 통해 북한의 사과를 요구했었다. 지난 2013년 3주기에는 정성호 당시 수석 대변인이 논평을 통해 "천안함 폭침으로 산화한 46명 장병과 고(故) 한준호 준위, 금양호 선원 9명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들께도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한다"며 "지금이라도 북한은 천안함 폭침에 대해 사죄하고 한국 및 국제사회와 화해에 나서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 수석 대변인은 "국방장관을 비롯한 군 지휘부는 크게 각성해 천안함 폭침 때와 같이 군 지휘부의 보고 및 명령 시스템 붕괴사태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며 "국정의 한 축을 담당하는 민주당도 국가의 안보태세 확립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천안함 4주기에는 한정애 당시 대변인이 "천안함 폭침사건 4주기를 즈음해 북한의 최근 일련의 군사 대응은 한반도 평화구축에 도움이 되지 않는 유감스런 행동"이라며 "북한의 천안함 폭침에 대한 사과 등 전향적인 자세 변화를 촉구한다. 기존처럼 무력 도발 등을 이용한 한반도 긴장 고조를 통해서는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새누리당 유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새정치연합이 국가안보를 중시하는 정당으로 거듭 나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어서 적극 환영한다"면서 "그러나 지난 5년간 제가 천안함 추모식에 참석할 때마다 느낀 것은 새정치연합이 천안함 폭침사태에 대해 그동안 너무나 모호한 인식을 보여왔다는 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