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 때 우는 후보생도 있는데, 여 후보생이라 해서 연약해도 된다는 법은 없어요. 여군이라고 총알이 피해가나요. '군 생활하면서도 울 거냐. 울 거면 나가라'고 하죠."

박진아(26) 중위는 2013년 여군 ROTC 1기(ROTC 51기)로 임관했다. 박 중위는 훈육관으로서 작년 6월부터 모교 숙명여대에서 후배 학군 후보생 60여명의 점호, 체력 단련, 교육 훈련을 지도하고 있다. 전국의 여군 ROTC 중 모교 학군단에 부임한 것은 그가 처음이다.

여군 ROTC 1기이자 첫 모교 학군단 훈육관인 박진아(오른쪽) 중위가 숙명여대에서 후배 학군 후보생의 경례 자세를 교정해주고 있다.

박 중위는 '군 생활 중 꼭 한 번은 모교에서 일하고 싶었다'고 했다. "후보생 시절에 선배가 없는 게 아쉬웠어요. 노하우 전수자 없이 생소한 분야를 저희 힘으로만 개척해야 했거든요."

그가 겪은 여군 ROTC 1기 후보생의 생활은 장병훈련소에 가까운 분위기였다. "저희에 대해 사회적 관심과 논란이 컸던 통에 흐트러짐 없이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어요." 후보생들 얼굴엔 화장기라곤 없었다. 식사 시간엔 소리조차 낼 수 없었다. 엘리베이터도 이용 금지였다. "비장할 정도의 군기(軍紀)였죠. 첫 기수의 행동은 모든 게 전통이 되니 무엇 하나 소홀할 수 없었어요."

박 중위는 모교에 부임한 뒤 '과도한 군기'는 원치 않는다고 했다. "대학생으로서의 삶은 어느 정도 보장해 줘야죠. 저희 1기는 너무 '군인다움'에 방점을 뒀죠. 후배들은 '군인'과 '대학생'의 생활을 균형 있게 누리길 바라요." 그는 교육 훈련 시간 외엔 사생활을 최대한 보장한다.

그는 주변 시선에 초연하라고 후배들에게 당부했다. "후보생들이 족구를 하면 보는 사람들이 '여대생들도 족구 하네'라며 신기해해요. 그런 시선부터 신경 쓰지 않길 바랍니다. 대학생 생도가 학교에서 족구 하는 게 이상할 게 뭐 있나요. 우리는 특별한 존재가 아니에요. 1961년 이래 55년을 이어온 'ROTC'의 일원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