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로부터 거액의 뒷돈을 챙긴 혐의로 구속기소된 장화식 전 투기자본감시센터에 대한 재판에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증인으로 선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장준현)는 17일 열린 유회원 전 론스타어드바이저코리아 대표와 장화식씨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조 전 비서관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조 전 비서관은 장씨와 대구 성광고 선후배 사이로, 유 전 대표가 ‘외환카드 주가조작’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던 때 유 전 대표의 변호를 맡은 로펌에 속해 있었다. 그는 장씨가 유 전 대표를 선처해 달라는 탄원서와 합의서를 작성하고, 이를 대가로 돈을 받았을 때 가교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응천 전 비서관

장씨는 시민단체인 투기자본감시센터의 운영위원장이었던 2011년 당시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던 유 전 대표로부터 “더는 론스타와 관련된 문제 제기를 하지 말아달라”는 부탁과 함께 8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장씨는 금품을 수수한 직후 담당 재판부에 유 전 대표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 등을 제출했다.

유 전 대표와 장씨 두 사람이 직접 대면한 것은 이날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가 유 전 대표 공격수를 자처할만큼 워낙 앙숙이었던데다, 나중에 있었던 돈거래 등도 변호인을 통했기 때문이다. 변호인 한명을 사이에 두고 옆에 앉은 두 사람은 한 차례도 서로를 마주보지 않았다.

이날 장씨 측은 “돈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부정한 청탁을 받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장씨 측 변호인은 “외환카드에서 정리해고된 뒤 해고의 부당성을 다투면서 약 7년 동안 해고자로서 투기자본감시센터 등에서 활동하다가 해고자로서 보상받아야 할 금전을 론스타 측에서 보상 성격으로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던 돈 때문에 여론의 비난을 받고 있다”며 “탄원서를 제출한 것 역시 합의를 원하는 유 전 대표 측 변호인의 의견에 따른 것이라 위법성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고 밝혔다.

장화식 전 투기자본감시센터 대표

장씨에게 돈을 건넨 혐의로 함께 기소된 유 전 대표도 혐의를 부인했다. 그의 변호인은 "돈을 건넬 당시 구속된 상태에서 유리한 양형을 위해 합의에 이른 것이므로 장씨에게 부정한 일을 청탁한 것이 아니다"며 "장씨의 협박적 행위에 수동적으로 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 측은 “장씨와 유씨 모두 변호인의 도움을 받는 과정에서 합의에 따른 금품수수가 법률적인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전달 받았다"며 "사전에 위법성에 대해 인식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장씨는 외환카드 노조위원장과 전국사무금융연맹 부위원장을 지냈다. 1999년에는 민주노동당 창당 발기인으로 참여했고, 2001년 재·보궐 선거에서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하기도 했다. 2004년에는 초국가적 투기자본을 감시한다는 명분으로 변호사·교수 등과 함께 투기자본감시센터를 만들었다. 지난해 1월에는 안철수 의원의 신당창당 준비 기구격인 새정치추진위원회의 전문가 출신 추진위원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