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화면 캡처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은 11일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 피습으로 불거진 '종북(從北) 논쟁'으로 충돌했다. 새누리당이 범인인 김기종과 일부 야당 의원의 관계를 문제 삼아 각종 의혹을 제기하자 새정치연합은 관련 발언을 한 여당 의원 5명에게 법적으로 대응할 방침임을 밝혔다.

새정치연합 김성수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그동안 수차례 자제를 당부했음에도 새누리당 사무총장과 중진 의원까지 나서 허위 사실로 문재인 대표를 음해하고 야당 의원 실명(實名)을 거론하며 종북으로 몰아 명예를 훼손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공당의 대표와 의원들을 중상모략하는 못된 버릇을 반드시 바로잡을 것"이라고 했다. 새누리당 이군현 사무총장, 박대출 대변인, 심재철 김진태 하태경 의원 등 5명에 대해서는 허위 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등 혐의로 민·형사상 소송을 낼 방침이라고 밝혔다. 야당 관계자는 "이번 법적 대응은 문재인 대표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떤 발언이 명예훼손과 허위 사실 유포에 해당하는지 명확히 제시하지는 않았다.

야당이 문제 삼는 것 중 하나는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 지난 9일 김무성·문재인 대표의 리퍼트 대사 병문안을 거론하면서 "문재인 대표는 말은 김무성처럼 하지만 생각은 김기종처럼 한다는 의심을 거둘 수 없다"고 인터넷에 올린 글이다. 또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새정치연합에는 건전한 민주화 세력에다가 불순한 종북 세력까지 뒤섞여 있다"고 했고, 박대출 대변인은 "야당이 종북과 손잡은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새정치연합은 '종북 숙주'에 대한 참회록을 쓸 때"라고 말했다. 이어 새누리당 이군현 사무총장은 이날 당 회의에서 김기종이 야당 의원들 소개로 국회 기자회견장을 사용한 예를 들면서 "문 대표는 당내에 김씨 관련 인사가 있는지 점검하고 종북주의자와 연계돼 비호하는 듯한 오해를 받지 않도록 스스로 밝혀달라"고 했다.

야당이 종북 관련 공격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 것은 최근 종북 세력과 선 긋기를 해왔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야당 관계자는 "여기서 밀리면 끝장"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야당의 법적 대응 방침이 전해지자 새누리당 김영우 대변인은 "헌법적 가치를 지키기 위한 미래 지향적 해법이 필요한 때에 법적 대응 운운하는 것은 국민 보기에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야당이 문제 삼은 발언 당사자들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심재철 의원은 "관련 의원들이 '그땐 그런 사람인 줄 몰랐다. 죄송하다' 하고 넘어가면 될 일 아니냐. 시끄럽게 만들면 오히려 야당이 손해일 텐데 이해가 안 간다"고 했다. 김진태 의원은 "야당 내 종북세력이 누군지 본인들이 더 잘 알지 않느냐.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라"고 말했다. 여당 관계자는 "야당이 종북세력과 선을 긋겠다는 의지보다는 일단 위기를 모면하고 보자는 의도가 더 강한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