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영화‘올모스트 페이머스’를 비롯한 몇몇 영화에도 출연했던 마크 코즐렉은“올해 개봉할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 영화에도 출연했다”고 했다.

음울한 서정을 어쿠스틱 사운드에 맞춰 노래해 온 미국 포크록 밴드 선길문(Sun Kil Moon)이 15일 오후 7시 서울 서교동 레진코믹스브이홀에서 내한 무대에 오른다. '해가 달을 죽이다(Sun Kills Moon)'라는 시구를 연상케 하는 이 밴드의 이름은 한국 권투선수 문성길에서 따온 것이다. 이 밴드는 '김득구(Duk Koo Kim)'나 '살바도르 산체스' 같은 권투 선수 이름을 붙인 노래도 여럿 있다. 작년 앨범 '벤지'로 평단의 칭송을 받은 선길문의 리더 마크 코즐렉(48)에게 이메일로 질문을 보냈더니 9일 답장이 왔다.

―6번째 앨범인 '벤지'는 동명 영화에서 제목을 따왔다고 들었다. 영화는 밝은 내용인데 앨범은 어둡고 우울하다.

"앨범이 어둡고 우울한가? 어린 시절 친구에 대한 좋은 기억과 사랑하는 부모님께 드리는 노래들로 화려한 것 같은데. '벤지'는 귀여운 영화가 아니다. 아이들을 납치하는 사건이 나오고 나쁜 놈이 강아지를 걷어차는, 영화 역사상 가장 충격적 장면도 있다."

―밴드 이름을 어떻게 지었나.

"나는 권투를 무척 좋아한다. 문성길은 권투 연감을 보다가 찾았다. 시처럼 아름다운 이름이었다. 김득구는 1982년 권투 경기 후에 죽었는데, 그 상대방(레이 맨시니)의 고향(오하이오주)이 나와 같아서 관심을 갖게 됐다. 김득구의 죽음은 권투를 많이 바꿨다. 이를테면 라운드 수가 15회에서 12회로 줄었다."

―가사를 쓰는 시간이나 장소가 따로 있나. 예를 들어 '리처드 라미레스(미국 연쇄살인범)가 오늘 병으로 죽었다' 같은 노래는 어떻게 썼나.

"시간이나 장소가 따로 없다. 공항에서 쓰기도 하고 집에 도착했을 때 악상이 떠오르기도 한다. '리처드…'는 여자 친구가 보내준 문자 그대로다. 그 문자를 보고 노래가 튀어나왔다."

―솔로 앨범을 비롯해 음반을 많이 내는 편인데.

"무엇보다 음악 만드는 일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나는 내 또래 다른 사람들처럼 아이를 키우지도 않아서 한결 홀가분하다. 그래서 예술에 시간을 쏟는 것이다."

―당신은 AC/DC 노래도 리메이크했고 '글렌 팁튼(주다스 프리스트의 기타리스트)'이란 노래도 있다. 당신 음악과 달리 하드록의 팬인가.

"그렇다. 지금도 갓플레시의 기타리스트인 저스틴 브로드릭과 앨범 작업 중이다. 목소리를 굵게 내서 헤비한 음악을 내놓을 생각이다."

―한국에 몇 차례 왔었는데.

"한국을 정말 좋아한다. 환생할 수 있다면 다음 생에는 한국에 살고 싶다. 한국 바비큐가 너무 맛있어서 먹다가 심장마비로 죽어도 행복할 것 같다. 멀리서 보면 서울의 스카이라인이 거대한 묘지처럼 보인다. 아주 독특하고 사랑스러운 도시다. 한국 20대들이 우울해하는 걸 봤지만 나는 재미있는 사람이다. 그들을 웃게 해 주겠다."

―당신에게 성공이란 어떤 의미인가.

"성공은 내 삶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 수 있는 것이다. 살 만한 집이 있고 아침에 일어날 수 있으며 녹음실에 가서 음악을 만들 수 있다면 성공한 것이다." 공연 문의 1544-3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