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27명 왕들 중 재위 중에 반정으로 폐위되어 묘호(廟號:왕의 사후 붙이는 호로 태조, 세종 등)를 못 받은 연산군과 광해군이 있다. 두 왕들 모두 여인들 때문이었다. 연산군은 장녹수에게 광해군은 김개시에게 놀아나다가 반정 세력에 의해 쫓겨났다.
장녹수와 김개시 모두 다 천민 신분으로 궁에 들어와 지존의 왕을 마음대로 주물렀던 여인들이었으나 결코 미인들은 아니었다. 이 두 여인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종이어서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평생 종의 신분으로만 살아야 했다. 미인이 아닌 그녀들이 왕과 처음 마주쳤을 때 떠오르는 것은 왕에 대한 충성이 아니라 왕을 성적 테크닉으로 사로잡은 후에 왕을 이용해 종의 신분을 벗어나 종살이에 대한 한풀이를 하는 것이었다. 그녀들에게는 왕의 인간성보다 왕의 권력이 더 필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