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막한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셀카봉' 열풍이 불고 있다. 중국 인민 대표 5100여명은 양회가 열리는 베이징 인민대회당(국회 격) 곳곳에서 셀카봉에 스마트폰을 장착하고 사진 찍기에 바빴다. 중화권 매체 둬웨이(多維)는 6일 "양회 안내를 맡은 도우미와 전국에서 몰려든 기자들도 셀카봉 바람에 동참했다"고 전했다.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위원인 샤오미 CEO 레이쥔도 셀카봉으로 '인증샷'을 찍은 뒤 자신의 소셜네트워킹 서비스(SNS)에 올렸다.
유명 방송 사회자 추이융위안(崔永遠)은 4일 셀카봉을 들고 중국 반(反)부패를 지휘하는 왕치산(王岐山) 당 중앙기율위원회 서기를 인터뷰했다. 왕 서기는 "방송 카메라가 따로 있는데 셀카봉을 들고 뭐 하는 거냐"며 "당신의 프로그램은 사람을 놀라게 한다"고 말했다. 추이융위안은 셀카봉 인터뷰에서 "탐관들은 모두 당신을 만나면 긴장한다. 나는 긴장할 이유도 없는데 왕 서기를 보니 긴장된다"고 했다.
셀카봉 열풍이 부는 것은 인민대회당 출입이 어렵기 때문이다. 양회가 1년에 한 차례만 열리기 때문에 인민 대표라도 평소에는 인민대회당에 들어갈 일이 없다. 양회 기간에도 인민대회당에는 인민 대표와 기자, 도우미, 경호 인력 정도만 출입이 허용된다. 재벌 총수라도 사진을 찍어줄 보좌관이 없다.
최근 중국에 웨이신(微信·중국판 카카오톡)이나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등 SNS가 발달한 것도 셀카봉 열풍을 부추겼다는 관측이다. 연예인은 물론 지방 대표들도 인민대회당을 배경으로 찍어 자신의 계정에 올리는 것이다. 둬웨이는 "한국이나 미국 박물관 등에선 전자파 문제, 타인 방해, 기물 파손 등의 우려로 셀카봉을 단속하기도 한다"며 "중국도 단속이 필요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