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8일 서울 지하철 3호선 홍제역에서 심정지 환자의 목숨을 구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여자 승객은 전직 간호사였던 것으로 5일 밝혀졌다.

홍제역에서 갑작스럽게 심장에 이상이 생겨 위급한 상황에 처했던 행정자치부 공무원 정모(50·3급)씨는 5일 "생명의 은인인 이은영(40)씨를 오늘 홍제역에서 만났다"며 "이씨는 국내에서 간호사로 7년간 근무하다가 미국 유학 후 현재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날 정씨는 "도움이 없었으면 목숨을 잃을 뻔했다. 평생 생명의 은인으로 기억하겠다"고 했고, 이씨는 "건강한 모습을 보니 정말 기쁘다"고 화답했다. 이씨는 그간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결국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을까 봐 홍제역 역무실에 결과를 묻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지난 4일 언론 보도를 통해 정씨가 자신을 찾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홍제역에 연락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지난 1월 28일 정씨가 쓰러졌을 때 역무원에게 자동제세동기(AED)를 사용하도록 권했고, 119구조대가 오기 전까지 심폐소생술을 주도했다. '골든 타임'에 적절한 응급조치를 받은 정씨는 일주일 만에 건강하게 퇴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