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살된 러시아 야권 지도자 보리스 넴초프(55) 여자 친구 안나 두리츠카야는 누구인가?

두리츠카야는 넴초프와 지난 27일 오후 11시 40분쯤 크렘린궁 앞 모스크보레츠키 다리를 걷다가 차에 탄 괴한의 총을 맞고 넴초프가 현장에서 사망하기 전까지 함께 있었다.

두 사람은 3년 동안 사귀면서 떨어져 지낸 적이 없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다. 모델로 활동 중인 그녀는 넴초프의 연인으로 알려지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도 상당히 알려졌다. 보통 마른 체형의 모델과 달리 우크라이나 출신 모델 두리츠카야는 상당한 몸매의 소유자로 유명세를 탄 것이다.

넴초프는 부인 라이사 아흐메토브나와의 사이에 두 딸을 두고 있음에도 자유 분방한 여성 편력을 과시한 것으로 알려진다. 심지어 넴초프는 3명의 혼외 자식을 둘 정도였다. 32살 이나2연하인 두리츠카야(23)와도 상당 기간 연인 사이였다.

넴초프의 연인 두리츠카야. AP 뉴시스

넴초프의 또 다른 연인 자미라 두구제바(31)는 Life News와의 인터뷰에서 두리츠카야는 돈을 받고 남자들과 만나 왔다고 했다.

그녀는 “넴초프의 연인 두리츠카야가 남자들의 창부였다”며 “이 사실을 넴초프가 자기에게 직접 말했다”고 주장한다. 두구제바는 넴초프가 자신과 두리츠카야를 동시에 만난다는 사실을 알고 분개했다.

이 때문에 두리츠카야 인스타그람을 추적해 넴초프가 두리츠카야와 같은 아파트에 있는 사진을 찾아내 댓글까지 달았다. 그녀는 “두리츠카야가 넴초프의 유일한 여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리고 싶어서였다”고 말했다. 사건 발생 이후 그녀의 행보도 심상찮다.

모델로 활동중인 두리츠카야

두리츠카야는 사건 이후 심리적인 충격에 빠졌다. 러시아 경찰 조사에 응하면서도 경찰이 정작 요구한 거짓말 탐지기를 동원한 진술은 거부한 채 2일 고향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로 떠났다.

두리츠카야는 사건 이후 CNN 등 언론 인터뷰에서 “넴초프를 살해한 살인자가 내 등 뒤쪽에 있었기 때문에 살인자의 얼굴을 보지 못했다. 질투가 넴초프 살해의 원인이 될 수는 없다”며 항간에 나돈 것처럼 여자 문제 때문에 넴초프가 살해됐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러시아 일간 콤스몰스카야 프라브다는 “두리츠카야가 사건 충격에 빠져있기 때문에 거짓말 탐지기를 거절했다”고 전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작년부터 계속된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전쟁을 치르며 갈등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판에 넴초프의 살해 현장에 우크라이나 모델이 함께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래저래 양국 국민들의 관심이 더욱 커가고 있다. 러시아 야권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적인 야권 지도자의 살해 가 정치적인 게 분명한 데도 사건 배경 자체가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며 분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