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가 2016학년도 신입생 선발 때부터 학과가 아닌 학부 단위로 뽑는 학부제(學部制)를 도입하기로 하자 일부 교수들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총장 불신임 운동을 펴겠다고 나섰다. 비상대책위원회는 2일 성명에서 "(학부제 전환은) 기업식 시장 논리를 갖고 모든 학문을 취업률 잣대로 줄 세우고 기초학문·순수학문·예술 분야를 퇴출시키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앙대는 지난달 26일 신입생을 단과대학 단위로 뽑은 후 2학년 2학기 때 전공을 택하도록 하고 학생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전공들은 통합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국내 대학들은 격변기에 들어갔다. 이미 2013년 입학 정원을 일부라도 채우지 못한 대학이 4년제 대학 231곳 가운데 63곳에 달했다. 저출산으로 학생 수가 계속 줄어 2020년엔 대학 입학 정원이 고교 졸업생 수보다 10만명 많은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중앙대가 인기 없는 학과를 통폐합하면 상경계·공과대학 등 취업률이 높은 학과는 덩치를 키우는 반면 인문학·예술 분야 학과는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다른 대학들도 비인기 학과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다. 대학들이 취업률만 기준으로 학과 구조를 재편하는 것은 학문의 균형 발전 측면에서 우려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교수들 때문에 취직이 거의 안 되는 학과를 계속 유지하면 대학은 실업자만 길러낼 게 뻔하다.
지방에서는 벌써 많은 대학이 정원을 채우지 못해 도산 위기를 맞고 있다. 이제는 서울과 수도권 대학들도 '학생 격감(激減) 시대'를 돌파해 나갈 전략을 다듬지 않으면 퇴출될 수밖에 없는 냉혹한 계절을 맞았다. 중앙대의 움직임은 내로라하는 서울·수도권 대학들도 변하지 않으면 버텨낼 수 없는 시기에 돌입했다는 신호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