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북(從北) 성향의 인터넷 언론 '자주민보'가 법의 허점을 악용해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자주민보는 북한 체제를 찬양하고 북의 핵 보유와 연평도 포격 등을 정당화하는 기사를 게재해 작년 3월 서울시로부터 등록 취소 소송을 당했다. 자주민보는 지난달 13일 대법원에서 등록 취소 확정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자주민보 발행인 이모씨는 대법원 판결 이틀 전 '자주일보'로 이름을 바꿔 서울시에 다시 등록했다. 신문법엔 신문 발행인은 등록 취소 뒤 2년간 발행인이 될 수 없게 돼 있다. 이씨는 이 규정을 피하려고 등록 취소 확정 판결이 나오기 전에 자신을 발행인으로 해서 자주일보를 등록한 것이다.

자주일보 발행인 이씨는 대법원 판결로 2년간 발행인을 할 수 없게 됐다. 그러나 자주일보가 다른 사람을 발행인으로 내세우면 얼마든지 더 언론 활동을 할 수 있다. 자주민보는 2013년 당시 발행인인 또 다른 이모씨가 국가보안법 위반죄로 유죄판결을 받아 발행인 자격을 잃었을 때도 현 발행인 이씨로 바꿔 자주민보를 존속시켰다. 법의 허점을 최대한 악용한 것이다.

인터넷 신문은 취재기자 2명, 편집기자 1명 등 간단한 요건을 갖춰 시·도에 등록만 하면 누구든 쉽게 발행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2005년 286개에서 2010년 2484개, 2013년엔 무려 4916개로 급증했다. 극소수 인터넷 언론은 전문화된 뉴스를 생산하기도 하지만 확인되지 않거나 선정적인 기사를 쏟아내는 곳이 대부분이다. 인터넷 언론이 왜곡·과장 보도로 기업을 괴롭히고 광고비를 갈취한다고 하소연하는 기업인도 크게 늘었다. 이제 자주민보처럼 내놓고 반국가 활동을 하는 사례까지 등장했다.

인터넷 신문이 보도 내용에 문제가 있어도 발행인만 바꾸면 얼마든지 활동할 수 있는 문제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현행법엔 인터넷 신문이 등록된 발행 목적이나 내용을 반복 위반하면 시·도가 등록 취소 심판을 청구하게 돼 있다. 이 규정을 살릴 수 있도록 각 시·도는 인터넷 언론의 실태를 정기적으로 조사해 등록을 취소해야 한다. 헐렁한 등록 요건도 지금보다 강화하고 오보(誤報)나 조작 보도에 대한 처벌 수위도 높여야 한다. 저질 인터넷 언론을 걸러내야 제대로 된 인터넷 언론이 성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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