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년 6월 28일 대통령 가족이 포항을 찾았다. 그날 오전에 박정희는 울산의 현대조선소 1차 준공식 및 26만 톤짜리 유조선 두 척의 명명식(命名式)에 참석했다. 한국 중공업사의 이정표를 세우는 그 자리에서, “오는 1977년까지 두 개의 거대 조선소를 더 지어 조선능력을 연간 600만 톤으로 늘리고 한 해 수출액의 10%인 10억 달러를 벌어들이겠다”고 천명한 그는 숙소를 박태준의 포스코가 새로 지은 영빈관인 포철주택단지 내 ‘백록대’로 잡았다. 달포 전에 완공한 백록대, 이 숙소는 포스코를 방문한 국빈급 인사들의 숙소로 활용하게 된다. 첫 손님이 한국 대통령과 가족이었다.
그런데 전혀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환한 표정으로 뜰에 나가 백록대를 바라보고 있던 박정희가 별안간 박태준에게 날카롭게 물었다.
"집이 왜 하필 흰색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