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3·1절 호소문에서 미국을 '민족의 주적'으로 규정하고 한국인들에게 '반미항전'에 나서라고 선동했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중앙위원회는 1일 발표한 '남녘 동포들에게 보내는 호소문'에서 "미국이야말로 남녘 인민들의 모든 불행과 재앙의 근원이며 우리 민족 모두의 첫째가는 주적"이라고 주장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호소문은 먼저 3·1운동을 '인민봉기'로 규정하면서 "영웅적인 3·1인민봉기를 통해 우리 민족은 자주성이 강한 민족이라는 것을 온 세상에 힘 있게 과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일성 동지께서 자주의 기치를 높이 드시고 20성상 혈전만리, 눈보라만리를 헤치시며 항일대전을 벌리시어 강도 일제를 때려부수고 조국해방의 역사적 위업을 이룩하심으로써 이 땅에서는 온 겨레가 바라던 진정한 자주독립의 새 아침이 밝아오게 되었다"며 김일성에게 독립의 공을 돌렸다.

호소문은 이어서 "그러나 남녘땅에 끼어든 날강도 미제는 해방의 기쁨과 자주독립국가 건설의 환희로 들끓던 우리 민족의 가슴에 분열의 못을 박고 한지맥으로 잇닿은 삼천리 금수강산을 두동강으로 토막쳤다"며 "남조선에 대한 지배와 예속을 더욱 강화하면서 그를 전 조선반도로 넓혀가려는 침략적 야망 밑에 북침 핵전쟁 도발 책동에 피눈(혈안)이 되어 날뛰고 있다"고 미국을 비난했다.

호소문은 "오늘 북남관계가 대결의 극한점으로 치닫고 있고 조선반도에 핵전쟁의 검은 구름이 짙어가고 있는 것도 역시 남조선에 대한 미국의 장기적인 강점과 지배, 대조선 적대시 정책의 산물"이라며 "지금 이 시각 남녘땅에서 '연례적'이니, '방어적'이니 뭐니 하며 괴뢰패당이 미국 상전과 함께 또 다시 동족을 반대하는 '키 리졸브', '독수리' 북침 핵전쟁 연습을 벌여 놓은 것은 민족의 머리 위에 핵참화를 불러오는 망동"이라고 한미연합훈련인 키 리졸브(KR) 연습과 독수리(FE) 훈련을 비난했다.

호소문은 이어서 "북과 남은 힘을 합쳐 반미항전의 불길을 세차게 지펴올려 남녘땅에서 미제 침략자들을 몰아내고 삼천리 강토에 제2의 6·15자주통일시대가 펼쳐지게 해야 한다"며 "남조선의 각계각층이 미국의 지배와 간섭을 끝장내고 민족의 자주권과 나라의 평화를 수호하며 우리 민족끼리의 기치 밑에 북남관계에서 대전환, 대변혁을 이룩하여 자주통일의 대통로를 열어나가기 위한 투쟁에 총궐기할 것을 다시 한 번 열렬히 호소한다"고 선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