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세종시 편의점 총기 난사 사건에 이어 이번 화성시 사건도 '엽총(수렵용 총)'이었다.

국내에서 민간 소지가 허가된 총기는 올 1월 기준으로 16만3664정이다. 공기총(9만6295정)이 가장 많고, 엽총(3만7424정), 산업총(1만3401정), 가스발사총(1만2657정), 권총(1753정) 등이 뒤를 잇는다. 이 중 파괴력이 커 살상(殺傷) 위험이 높은 권총, 소총, 엽총은 전량 경찰서 무기고에 보관된다. 그런데도 특히 엽총 사고가 잇따라 터진 것은 엽총 소유와 반출이 그만큼 쉽기 때문이다.

수렵 면허와 총포 소지 신체검사서 등을 구비하면 전국 각지 총포사에서 엽총을 구입할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100만~300만원이면 충분하다. 엽탄(탄알)은 25발짜리 한 세트를 1만5000원이면 살 수 있다.

한 번 구입한 엽총을 경찰 무기고에 맡긴 뒤 반출하는 건 더 쉽다. 수렵 허가 기간에는 수렵 면허와 지자체에서 발급받는 포획 허가증만 있으면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반출이 가능하다. 세종시 사건 피의자 강모(50)씨와 화성 사건 피의자 전모(75)씨 모두 사건 당일 오전, 총기를 반출해 수렵장 대신 범행 현장으로 향했다. 한 번 출고되면 재입고까지 경찰이 총기를 실시간 추적·관리하는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사냥 목적이 아닌 범죄에 쓰더라도 막을 방법이 없는 셈이다.

엽탄이 무서운 이유는 그 살상력 때문이다. 엽총 중에서도 강선총은 법에서 규정한 유효사거리만도 100 ~300m, 최대 도달 거리는 4000m에 달한다. 한 총포상 관계자는 "시중에 유통되는 탄환 중 상당수는 위력을 더하는 불법·사제 탄환인데, 그런 탄환으로 200㎏ 넘는 멧돼지도 한 방에 잡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도 현행 '총포·도검·화약류 등 단속법'에는 화약량으로 유효거리를 산출하는 매뉴얼조차 없다.

경찰은 이날 강신명 경찰청장 주재로 긴급 대책 회의를 열어 가정 폭력이나 이웃 간 다툼 등으로 입건된 적이 있는 사람 중 재발 가능성이 있는 경우 총기를 즉시 수거·보관하겠다고 했다. 또 엽총을 입·출고할 수 있는 경찰관서를 현재 '전국 경찰관서'에서 '총기 소지자 주소지 경찰관서'와 '수렵장 관할 경찰관서'로 제한하고, 엽총 소지 시간(오전 6시~오후 10시)을 단축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총기 소지 허가 갱신 기간도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