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최대 부동산 재벌 리카싱(李嘉誠)이 이끄는 청쿵(長江)실업의 지난해 실적이 악화됐다. 중국 본토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부동산 사업 실적이 좋지 않았던 탓이다.
26일(현지시각) 청쿵실업이 발표한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본토 부동산 판매액은 60억3900만 홍콩달러(약 8565억원)로 전년(164억5000만 홍콩달러)보다 64% 가량 감소했다.
중국 본토 부동산 사업이 부진하면서 홍콩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 부동산 판매액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전년의 54%에서 24%로 줄었다.
허치슨왐포아의 지난해 주택 판매량도 4835채에 그쳤다. 이는 전년(8819채)과 비교해 반 토막 난 것이다.
앞서 리 회장은 부동산 투자회사인 청쿵실업과 항만·통신 사업 등을 하는 허치슨왐포아를 합병해 두 기업의 비부동산 사업을 총괄하는 CKH지주회사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발표하며 눈길을 끌었다.
합병하는 두 기업의 부동산 사업은 새로 설립되는 청쿵실업지산(長江實業地産)이 맡는다. 지주회사는 조세를 부과하지 않는 영국령 케이만제도에 법인을 등록할 예정이어서 '홍콩 엑소더스(탈출)' 움직임을 보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홍콩 1위 부호이자 아시아 최대 부호인 리카싱은 세계 20위 슈퍼리치다. 그의 보유 자산은 1월말 기준 341억달러(약 36조7400억원)다.
한편 리 회장은 이날 실적 간담회에서 홍콩의 정치개혁을 위한 합의 도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홍콩 국회의원들이 정부의 '제한적 민주주의'안을 거부하면 홍콩 사람들이 '패배자(loser)'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는 6월말이나 7월초 홍콩 국회의원들은 중국 정부가 지지하는 '제한적 민주주의'에 대한 투표를 하게 된다. 이 법에 따르면 홍콩인들은 중국 정부가 선별한 사람 중에서만 대표자를 뽑을 수 있다. 지난해 대학생 등 시위대들은 제한적 민주주의가 아닌 전면적 민주주의를 요구하며 도심을 점거했다.
중국인의 홍콩 자유여행과 관련해선 "중국인의 홍콩 자유여행을 제한하면 현재 2만5000포인트인 홍콩항성지수가 1000포인트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은 홍콩 경제의 최대 버팀목이라는 설명이다.
홍콩에서 일부 주민은 홍콩 자유여행이 가능한 본토 도시가 늘어나면 물가가 상승하는 등 홍콩 시민의 생활이 더 불편해질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본토 관광객 거부 시위를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