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황미현 기자] 김구라의 아내라 빚 보증을 섰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김구라도 숨기기 보다는 수많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아내의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며 털어내고 있다. 오히려 아내의 빚 보증으로 인한 심적 고통을 예능으로 승화시키며 치유(?)하는 중이다.

김구라는 지난 24일 방송된 MBC 에브리원 '결혼 터는 남자들'에서 '남자친구가 빌려간 돈을 갚지 않아 고민'이라는 사연에 자신의 에피소드를 꺼냈다. 아내가 처가에 돈을 빌려주기 시작하면서 지금의 상황까지 오게 됐다는 이야기였다.

얼핏 보면 김구라가 지나치게 방송에서 아내의 빚 보증 이야기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김구라는 아내의 보증 이후 공황장애까지 겪으며 누구보다 아파했던 이다. 그런 그가 아픔을 가둬둔 채 방송에서 웃음을 짓고 있는 것은 어쩌면 더욱 시청자를 기만하는 일일 수 있다. 자신의 사연을 통해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은 주고, 심적 고통을 감추지 않고 드러내는 것은 오히려 가식 없이 솔직한 모습이다.

김구라는 독설가라는 수식어로 오랜 기간 굳건한 캐릭터를 지키며 방송 생활을 했다. 그런 그가 아내 빚 보증 이후 나약해진 모습을 보이는 것은 시청자 역시 바라는 모습이 아닐 터. 오히려 방송을 통해 이야기하고, 가정을 지키고 있는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공황장애로 힘겨워했던 김구라는 현재 MBC '라디오스타'를 통해서도 빚 보증으로 힘겨웠던 일들을 웃음으로 승화시키거나 예능 소재로 쓰며 오히려 아픔을 개그로 탈바꿈했다. 수억을 갚아야 하는 상황에서 이처럼 기존의 캐릭터를 유지하고, 자신의 에피소드를 예능 소재로 쓰는 것은 웬만한 '멘탈'로는 하기 어려운 일이다.

김구라가 가정사를 털어 놓는 일에 대해 "너무 집안 일을 꺼내 놓는 것이 아니냐"는 타박이 있지만, 그는 자신의 경험을 숨기기 보다는 드러내기를 선택하며 오히려 많은 응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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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터남, 라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