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세계에서 반복은 없습니다. 없었던 것이 생겨나는 것뿐이죠. 이 세상에서 '숫자 2'는 의미가 없습니다. 경쟁하지 말고 독점하세요."
세계 최대의 전자결제 시스템 회사인 페이팔의 창업자 피터 틸(Peter Thiel·48·사진) 팰런티어 테크놀로지 회장이 24일 오후 서울 연세대에서 대학생을 상대로 강연했다. 경영대·상경대가 주최한 이 강연에 830석 강당이 꽉 찼다. 강당에 들어가지 못한 대학생들은 100석 크기 강의실 두 곳에서 생중계로 들었다. 경제학 교수, 비즈니스 컨설턴트, 일반 직장인도 다수 참석했다.
페이팔을 공동 창업한 틸은 페이팔을 이베이에 매각했고 빅데이터 회사 팰런티어 테크놀로지를 세워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투자를 받기도 했다. 이후 기술 벤처기업들에 대한 투자자로 활약하면서 링크트인·옐프에도 투자하는 등 벤처 투자의 큰손으로 활약해 '페이팔 마피아'의 대부로도 불린다.
틸은 강연 후 질의응답에서 한 대학생이 "'경쟁하지 말고 독점하라'는 말에는 동의하지만, 실천하긴 부담스럽다"고 하자 "사람들은 내가 가는 길에 많은 사람이 몰리면 두려워하기보다 안심한다"며 "대체 가능한 일에 매달리지 말고 남들이 보지 못하는 곳에서 새 일을 하는 게 좋다"고 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서울 신라호텔에서 피터 틸과 만났다. 이 부회장은 그와 핀테크, 전자결제 투자와 관련한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관측된다. '핀테크'는 모바일, SNS,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차별화된 새로운 금융 서비스 기술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최근 미국 모바일 결제 서비스 업체인 루프페이를 인수하는 등 모바일 결제 경쟁력 강화에 본격 나서고 있고, 이 부회장의 개인적인 관심도 큰 만큼 이 분야에 대해 심도 있는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피터 틸은 창업뿐 아니라 벤처 투자가로도 성공해 이 부회장이 스타트업 육성 등에 대한 조언도 들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