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어 무슨 취미를 갖고 있느냐에 따라 훗날 치매 발생 여부에 차이가 난다는 연구가 있다.

미국의 유명 병원인 메이요 클리닉 신경학자 요나스 게다 박사팀이 국제학술지 신경학회지에 발표한 연구다. 게다 박사는 치매 신호로 꼽히는 인지 장애나 기억력 상실로 진단을 받은 70~89세 노인 197명과 같은 나이 정상 노인 1124명을 대상으로 현재와 50~65세 때의 취미 생활을 물었다. 그러고는 취미와 기억력 장애와의 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천을 누벼서 인형 등을 만드는 퀼트, 도자기를 빚는 등의 수공예 취미를 가진 경우 나중에 기억력 장애가 40% 적었다. 노년기 이후에 이 같은 취미를 즐겼던 사람도 기억력 손상이 50%까지 감소했다. 손을 쓰는 취미 생활이 뇌 세포를 자극해 치매 예방에 기여한 것이다. 정교한 손 움직임이 뇌의 다양한 영역을 골고루 자극하기 때문이다.

양손에는 뼈 54개가 모여 있다. 관절이 많아 세밀한 작업을 하는 손동작이 뇌와 풍부한 신호를 주고받는다. 언어와 기억 기능 등을 통솔하는 뇌의 중추신경이 손의 움직임에 활성화되고, 양손은 다리나 몸통보다 훨씬 치밀하게 신경망이 분포돼 있다. 이 때문에 손을 충분히 쓰지 않으면, 뇌신경을 자극하지 못해 그만큼 뇌 세포의 기능도 떨어진다. 뇌 세포를 자극하는 손놀림 취미로는 손 글씨 쓰기, 뜨개질, 바느질, 목공예, 악기 연주, 종이 접기, 붓칠하기 등이 꼽힌다.

미국 텍사스대 활력장수센터는 평균 나이 72세 노인 200여명을 대상으로 일주일에 15시간씩 3개월 동안 디지털 카메라 사진 찍는 법과 포토샵을 가르치고 이를 취미로 삼게 했다. 그 결과, 인지기능과 공간 지각 능력이 향상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 밖에 신문이나 잡지를 읽는 독서, 컴퓨터 게임처럼 머리를 쓰는 취미 활동을 한 노인도 이런 취미가 없었던 노인보다 기억력 장애가 30~50% 덜했다. 반면 TV를 하루 7시간 이상 본 노인은 그보다 적게 본 노인보다 기억력 장애가 50% 더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