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임금 근로자 중 법정 근무시간(주 40시간)에 맞춰 근무하는 경우는 55%뿐이고, 12.8%는 주 52시간을 초과해서 일한다. 제조업으로 가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주 40시간 근무하는 근로자는 38.9%, 52시간 초과 근무자는 20.8%에 달한다. 우리나라 법정 근로시간은 주 40시간이고, 최대 12시간까지 연장 근무를 할 수 있다. 하지만 휴일 근로 16시간이 별도로 허용돼 주당 최대 68시간 일할 수 있다. 게다가 26개 특례 업종은 노사 간 서면 합의로 근로시간을 정할 수 있는데, 해당자가 328만명에 이른다.
그 결과, 우리나라 임금 근로자의 연평균 근로시간은 2071시간(2013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28개국 중 멕시코·칠레에 이어 셋째로 길다. OECD 평균(1671시간)보다 연간 400시간(24%) 더 일한다. 그만큼 우리나라 근로자들이 장시간 근로에 시달린다.
이처럼 긴 근로시간을 줄여 삶의 질을 높이고, 일자리도 나누자는 논의가 현재 노사정위원회 노동시장 구조 개선 특위에서 진행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3대 핵심 현안 가운데 '근로시간 단축' 의제가 가장 먼저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노동계도, 경영계도 '휴일 근로(주당 16시간)'를 연장근로에 포함하는 방식으로, 현행 68시간인 주당 최대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줄여야 한다'는 대원칙에는 공감한다. 중소기업의 부담을 감안해 기업 규모별로 단계적으로 시행하자는 데도 공감대가 형성됐다. 그동안 노동계는 법이 개정되면 즉시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노사정이 큰 틀에서 뜻을 모아가고 있는 것은 그만큼 노동시간 단축이 노사정 모두에게 절박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각론에서는 여전히 입장 차가 크다. 경영계는 "주당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줄이는 데는 동의하지만, 납기 등을 맞추기 위해 노사가 합의하면 주당 8시간 추가 근로를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노동계는 "추가 근로를 허용하면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의미가 없어진다"며 반대한다. 휴일 근로에 대해 가산 수당을 중복 지급할지에 대해서도 노사 간 의견이 첨예하게 맞선다.
이에 정부는 추가 근로를 남용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노사 간 '서면 합의'라는 전제 아래 주당 8시간, 한 달에 24시간, 1년에 208시간으로 추가 근로 상한선을 정하자는 대안을 내놓은 상태다.
근로시간 특례 업종에 대해서도 노동계는 즉시 폐지하자는 입장인데, 정부는 현재 26개인 특례 업종을 10개 업종(147만명)으로 줄이자는 입장이다. 경영계는 우선 실태조사를 한 뒤 단계적으로 시행하자고 주장한다. 노사정위는 이달 말까지 각 쟁점에 대해 선진국 사례를 참고한 대안을 마련하고 견해를 좁혀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