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출신인 린다 샤프 헤이우드는 아버지가 입버릇처럼 "절대 남부로는 안 돌아가"라고 말했던 것이 아직도 생생하다. 1929년 테네시주(州)의 녹스빌에서 태어난 아버지 제임스 샤프는 10세 때 '흑인 대이동(Great Migration)'이라고 불렸던 북부행 '엑소더스'를 겪었다. 경제난과 심각한 인종차별을 피해 '뿌리'를 떠난 것이다. 제임스 가족은 뉴욕 할렘에 터를 잡았고, 그는 뉴욕경찰이 됐다. 인종차별은 남부보다 덜했고, 린다는 행복한 중산층 가정에서 자랐다고 생각했다. 그는 "아버지는 테네시로 돌아갈 생각이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임스는 뉴욕에 온 지 60년 만에 남부 플로리다의 팜 코스트에서 은퇴 생활을 즐기고 있다.
USA투데이는 경제적 여유만 있으면 따뜻한 남부 지역에서 좋은 주택가에 살고, 차별 없는 자유를 누릴 수 있어 '흑인 역이동(Reversal of the Great Migration)'이 일반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USA투데이는 "흑인 은퇴자나 젊은 전문직 종사자들의 조용한 귀향은 남부의 정치·경제적 지형을 재편하는 요소가 되고, 과거 흑인들의 대이동으로 북부 지역이 변했듯 남부에서도 그런 변화를 수십년 뒤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인구통계학자인 브루킹스 연구소의 윌리엄 프레이 박사는 "흑인의 남부 탈출은 1910년부터 1960년대 말까지 활발하게 이뤄졌다가, 1970년대부터 조금씩 남부 회귀 조짐이 보였다"며 "1990년대 돌아가는 흑인 수가 조금씩 늘었고, 2000년대 이후 역으로 북부 탈출이 일반적인 양상이 됐다"고 말했다.
대이동 시기에는 약 600만명의 흑인이 남부를 떠났다. 과거에는 남부인 조지아주·미시시피주·앨라배마주의 흑인 인구가 많았는데, 1970년 무렵에는 뉴욕주·일리노이주·캘리포니아주에 흑인이 더 많이 살게 됐다. 그랬던 게 100년 만에 다시 흐름이 바뀌었다. 2005년부터 2010년 사이 인구 흐름을 보면, 남부 지역은 매년 평균 6만6000명의 흑인이 순증(純增)한다. 미시간주·일리노이주·뉴욕주·캘리포니아주의 흑인들이 남부 텍사스주·조지아주·노스캐롤라이나주·버지니아주 등으로 대거 이동했다.
과거 조상의 땅이라는 전통과의 유대감 같은 심리적 요인도 '역이동'에 한몫했다. 반면 인종 문제 전문가인 이사벨 윌커슨은 "퍼거슨과 뉴욕에서 일어난 백인 경관의 흑인 살해에서 보듯 이제는 북부에서 경제적 불평등과 인종 갈등이 일어나면서 흑인을 다시 남부로 몰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