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축구팬들은 최근 2~3년간 잉글랜드 프로축구에서 이청용(27· 사진)이 활약하는 모습을 TV중계로 자주 볼 수 없어 답답했다. 하지만 이제 이청용의 플레이를 마음껏 감상할 수 있게 됐다. 그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당당히 복귀하기 때문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크리스털팰리스가 3일(한국 시각)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이청용을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계약기간은 2018년 6월까지다. 이청용의 전 소속팀인 볼턴도 "5년 6개월간 마크론스타디움(볼턴의 홈구장)을 누빈 이청용의 헌신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이청용이 프리미어리그 무대를 밟는 건 볼턴이 2011~2012시즌 후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으로 강등된 이후 2년 6개월 만이다.
이청용의 이적료는 공개되지 않았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100만파운드(약 16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실력에 비하면 기대에 못 미치는 금액이지만 이번 이적은 이청용에게 절호의 기회다. 그는 2009년 볼턴에 입단한 뒤로 2011년 7월 정강이뼈 골절, 팀의 2부리그 강등 등 여러 악재를 겪었다. 최근 이탈리아 세리에A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도 러브콜을 받아온 이청용은 윙어를 적극 활용하는 크리스털팰리스에서 새 축구 인생을 시작하기로 했다. 이청용과 스완지시티의 기성용(27)이 펼칠 '쌍용 대결'도 팬들의 눈길을 끌 것으로 보인다.
이청용은 새 소속팀에서 오른쪽 미드필더 자리를 두고 제이슨 펀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이적한 윌프리드 자하 등과 치열한 주전 경쟁을 거쳐야 한다. 특히 펀천은 시즌 3골(4도움)을 기록하며 지난달 부임한 앨런 파듀 감독의 눈도장을 받은 상태다. 현재 팀에서 오른쪽 윙어 자리 후보만 이청용을 포함해 3~4명 정도다.
1905년 창단한 크리스털팰리스는 영국 런던의 셀허스트 파크를 홈구장으로 사용한다. 아시안컵 결승에서 한국을 물리치고 우승한 호주 축구대표팀의 미드필더 밀레 예디낙이 크리스털팰리스의 주장으로 뛰고 있다. 과거 아스널에서 박주영과 한솥밥을 먹었던 마루앙 샤막도 있다.
크리스털팰리스는 아직 프리미어리그 우승이 없다. 1989~1990시즌 FA컵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다. 2004~2005시즌 2부리그로 강등된 크리스털팰리스는 2013~2014시즌 프리미어리그로 승격됐지만 올 시즌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재 프리미어리그 20개 구단 가운데 13위(승점23)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강등권인 18위 헐시티(승점19)와 승점 차이가 4점밖에 나지 않는다. 새로 가세한 이청용의 활약이 중요한 시점이다.
이청용의 1부리그 복귀는 한국 축구 대표팀에도 호재다. 최근 아시안컵에서 한국은 마땅한 오른쪽 공격수 자원이 없어 고민했다. 이청용이 보다 큰 무대에서 실력을 가다듬는다면 2018 러시아월드컵을 바라보는 대표팀엔 큰 플러스 요인이 될 전망이다. 아시안컵 오만전에서 오른쪽 다리를 다친 이청용은 부상 재활이 정상적으로 진행된다면 오는 12일 뉴캐슬전 혹은 22일 아스널전부터 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볼턴의 닐 레넌 감독은 "이청용은 월드클래스 선수"라며 "그는 잉글랜드 어느 팀에서 뛰어도 능력을 인정받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