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가 당 대표 경선 룰을 놓고 문재인, 박지원 후보간 공방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당내에서 경선 후폭풍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런 식의 극한 감정싸움 속에 전당대회가 마무리된다면 누가 당 대표가 되도 분열될 수밖에 없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이러다 전당대회 끝나고 당이 깨지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박지원 의원이 지난달 21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당 보좌관협의회 주최 '당 대표 후보자 초청 좌담회'에 참석한 모습.

최고위원 후보로 나선 주승용 의원은 3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론조사 직전 경선룰을 전격적으로 바꾸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면서 "다음 전당대회부터 적용하면 몰라도, 의도적이어서 누가 승복을 하겠느냐"고 말했다. 호남 지역의 한 중진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갑작스럽게 전당대회준비위원회가 어느 한 후보에게 유리하게 룰을 재해석하는 건 전당대회 절차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전당대회 이후에도 여파가 클 것이다. 부끄러운 일"이라고 했다. 비노 진영의 한 재선 의원은 "이번 공천 룰 관련 논란으로 인해 비노 진영이 결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계파별 대립 구도가 확연한 상태에서 전당대회가 치러지면 이후에 당이 쪼개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당내 진보적 성향의 초재선 의원 그룹인 '더 좋은 미래'는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이 혼탁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우려를 담은 성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 좋은 미래' 소속 한 의원은 "전당대회가 당의 미래 비전과 민생을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상대 후보에 대한 비방 위주로 흘러가고 있어 우려가 크다"며 "이를 비판하는 성명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친노 진영에서는 "공천 룰 관련한 논쟁 자체가 네거티브 정치 공세"라는 입장이다. 한 친노 중진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전준위에 당내 각 계파가 다 포함돼있는데 거기서 다수결로 결정됐다는 것은 원칙대로 했다는 의미"라며 "지난 번 전당대회 룰대로 하기롤 했기 때문에 어제 전준위의 결정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또 다른 친노 의원은 "전당대회를 치르다보면 서로간의 감정이 격해지기 마련"이라며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시간이 지나면 다시 힘을 합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