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유승민·이주영 의원은 '비박(非朴) 대 친박(親朴)'이라는 계파 구도를 형성하며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이에 김무성 대표는 2일 오전 "내가 어떤 말을 해도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저와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는 투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당초 이 후보자는 국회에 도착해 "투표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었지만, 의총에서 김 대표 얘기를 들은 뒤 투표를 하지 않았다. 불필요한 '박심(朴心·대통령의 의중)' 논란을 없애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김 대표는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황우여 사회부총리,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에게도 투표하지 말 것을 제안했으나 세 사람은 이날 모두 투표에 참여했다. 황 부총리는 "개별 판단에 따라 투표하러 왔다"고 말했다.

의원들은 이날 유 후보가 친박계의 지원을 받은 이 후보를 19표 차로 이기자 "의외로 큰 차이"라는 반응이었다. 친박계 의원들은 아쉬워하면서도 비교적 차분했다. 한 친박 중진 의원은 "사실 이주영 의원이 (같은 친박인) 홍문종 의원을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로 정할 때부터 패배를 예감했다"며 "친박 표만 모아서는 이길 수 없는 구도였는데 확장성이 약한 조합을 이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친박 의원은 "유 대표는 '원조 친박'이고, '청와대와 무조건 각을 세우지 않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앞으로 잘해 나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친박계 좌장 격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이날 투표 후 결과를 보지 않고 자리를 떴다. 이와 관련, 친박 핵심 의원은 "서 최고위원이 전날에도 유 대표로부터 지지를 부탁받고 깊이 고민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앞서 두 후보는 투표 전 이뤄진 1시간 동안의 후보 토론회 때까지도 뜨거웠다. 이 의원은 유 의원을 향해 "쓴소리가 지나치면 '콩가루 집안'이 될 것"이라 했고 유 의원은 "청와대와 소통해 '찹쌀가루 집안'을 만들겠다"고 맞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