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사랑의 온도탑 수은주가 100.5도를 가리키고 있다.

제주도에 사는 임성희(86) 할머니는 지난해 12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000만원을 기부했다. 이 돈은 지난해 11월 세상을 떠난 뇌병변 장애인 아들 정수필(당시 61세)씨와 임 할머니가 6년간 폐품을 주워 마련한 돈이다. 할머니는 "우리보다 더 어려운 분들에게 이 돈이 쓰이면 하늘에 있는 아들이 기뻐할 것"이라고 말했다.

불황으로 가정 경제도 어려운 시기지만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 달라"며 성금을 낸 개인 기부자가 늘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허동수)는 1일 "지난해 11월 20일부터 지난 31일까지 73일간 진행한 '연말연시 이웃 돕기 범국민 모금 캠페인' 결과, 목표액(3268억원)을 넘어선 3284억원을 모금했다"고 밝혔다. 이 캠페인으로 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사랑의 온도탑' 수은주는 지난 31일 100.5도를 최종 기록했다. '사랑의 온도탑'은 올해 목표액의 1%인 32억6800만원이 모금될 때마다 1도씩 오른다.

올해 이웃 돕기 캠페인에서 나타난 특징은 기업 기부가 줄고 개인 기부가 늘었다는 점이다. 캠페인 모금액(3284억원) 가운데 개인 기부가 1040억원으로 전체의 3분의 1가량(31.7%)을 차지했는데, 이는 전년도보다 44.0%(318억원) 늘어난 금액이다. 불황 탓에 기업 기부는 전년도(2451억원)보다 207억원 줄어든 2244억원을 기록했다.

공동모금회 측은 "특히 개인 기부자 가운데 '월급 기부'에 참여한 직장인이 늘었다"고 밝혔다. '월급 기부'는 직장인 기부자가 매달 일정액이나 일정 비율을 월급에서 자동 이체하거나 정기 기부하는 방식이다. 월급 기부자는 지난 1년 새 5만2000여 명 늘었다(2013년 13만5194명→2014년 18만7423명). 월급 기부액도 267억원으로 전년(144억원)보다 85% 증가했다. 예컨대 롯데백화점 임직원 1100여명은 지난해 9월부터 총 2억3000여만원을 월급 기부했다. 전국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 지회 노조원 2500여명은 지난해 12월에 1460여만원을 월급 기부했다.

매달 3만원 이상 또는 매출의 일정액을 공동모금회에 기부하는 '착한 가게'도 2013년 6917곳(21억원)에서 지난해 9008곳(30억원)으로 늘었다. 1억원 이상을 기부하기로 약정한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 회원도 2013년 507명에서 현재 749명으로 늘었다.

허동수 공동모금회장은 "불경기인데도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고 발 벗고 나선 개인 기부자들 덕분에 사랑의 온도탑 수은주가 100도를 넘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