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29일 시청에서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서울시는 29일 노후화된 서울역 고가도로를 보행로로 재활용해 서울역광장 및 17개 보행로와 연결하는 내용의 '서울역 7017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작년 9월 미국 뉴욕에서 '하이라인 파크'를 벤치마킹해 서울역 고가도로를 녹지공원으로 만들겠다고 밝힌 이후 찬반 논란이 계속됐지만, 서울시가 강행을 결정한 것이다. 하지만 남대문시장 상인과 인근 주민들은 이 계획에 반발하고 있어 계획 추진에 차질도 예상된다.

서울시는 이 프로젝트 이름의 '7017'은 '1970년 만들어져 2017년 다시 태어나는 고가도로' '1970년 만들어진 차도가 17개 보행로로 재탄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 계획에 따르면 에스컬레이터 등으로 고가도로와 서울역광장을 수직 연결하고, 지하철 4호선 출구 인근과 빌딩 밀집 지역은 건물주의 자발적 참여로 빌딩 3~4층과 고가도로를 연결한다. 퇴계로 방향 고가도로는 한양도성이 있는 곳까지 200~300m 연장한다. 중림동 램프는 철거하고, 밑에 있는 청소 차고지는 녹지화한다.

남대문시장 활성화를 위해 고가도로가 안전도 D등급을 받은 이후 사라진 버스 노선도 부활시키기로 했다. 염천교, 서울역 교차로 신호 체계 개선 등을 통해 고가도로 우회 경로도 마련할 예정이다. 시는 그간 시민 소통이 미흡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시민위원회'를 운영하는 등 시민 참여 방안을 강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중구·용산구·마포구 주민들로 구성된 '서울역 고가 공원화 반대 3개구 주민대책위원회' 50여명은 이날 오전 시청사 정문 앞에서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서울 도심을 동서로 연결하는 서울역 고가도로는 하루 5만대 이상의 차량이 통행하는 중요한 도로"라며 "대체 도로 없이 공원화한다면 교통 단절 등으로 명동·남대문시장과 가내수공업 공장 소상공인의 생존권이 크게 위협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