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나(23·사진)가 미 LPGA 데뷔전 첫 라운드에서 한국 선수 중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다.

장하나는 29일(한국 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오칼라의 골든오칼라 골프&승마클럽(파72)에서 열린 미 LPGA 투어 개막전 코츠골프챔피언십(총상금 150만달러) 1라운드에서 버디 5개를 잡아내며 5언더파 67타를 기록했다. 출전 선수 118명 중 20명이 일몰로 1라운드를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장하나는 공동 선두(6언더파)를 기록한 스테이시 루이스, 제시카 코르다(이상 미국), 아사하라 무뇨스(스페인)에 이어 공동 4위에 올랐다.

장하나는 지난해 연말 치러진 퀄리파잉스쿨(Q스쿨)에서 김세영과 공동 6위를 기록하면서 풀 시드 출전권을 확보했다. 하지만 톱 랭커 대부분이 출전한 이번 대회에선 대기 선수 명단에 들어 있다가 18홀 예선을 통해 단 두 명에게 주어진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강풍 속에 치른 예선 경험이 장하나에게 피로감보다는 자신감을 안겨줬다. 1번 홀에서 출발한 장하나는 파 3홀인 4번과 6번 홀에서 각각 버디를 뽑아낸 데 이어 9번 홀(파4) 버디로 전반 홀을 3언더파로 마감했다. 후반 들어선 12번(파5), 17번 홀(파4)에서 각각 한 타씩 줄였다. 드라이브 샷의 페어웨이 안착률이 92.9%(14개 중 13개)에 달했다. 아이언샷이 다소 흔들렸으나 정교한 퍼팅(총 27개)으로 한 개의 보기도 없이 깔끔하게 1라운드를 마쳤다.

장하나는 1라운드 후 "예선과 비교해 바람이 거의 불지 않아 치기 편했다"며 "퍼팅 감각이 좋지 않다는 느낌이 들어서 느껴 퍼팅을 집중적으로 연습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쌍꺼풀 수술을 받은 데다 안경 대신 콘택트렌즈를 착용하고 나와 자신의 캐디도 몰라볼 만큼 달라진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8)는 4언더파 68타로 공동 6위에 랭크됐다. 리디아 고는 16번 홀(파4)에서 1벌타를 받고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려놓았다. 리디아고는 퍼팅을 위해 어드레스에 들어간 상태에서 공이 움직이자 스스로 이를 동반자에게 알리고 1벌타를 받았다.

리디아 고로선 이번 대회가 세계랭킹 1위로 올라설 절호의 기회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현재 1위인 박인비를 따돌리고 정상에 선다. 단독 2위를 했을 경우 박인비가 3위권 밖으로 밀려나고 스테이시 루이스가 우승하지 않으면 2006년 세계 랭킹 도입 후 최연소 여왕 등극이 가능하다. 세계 1위인 박인비는 1라운드를 1언더파 71타로 마쳤다. 그는 "시즌 첫 라운드에서 언더파를 쳤다는 것에 만족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