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28일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에 유일준 수원지검 평택지청장(49)을, 법무비서관에 곽병훈(46)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를 각각 내정했다. 박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현직 검사의 외부기관 파견을 제한해 정치권의 외압을 차단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대통령 공약집에는 청와대뿐 아니라 법무부 파견까지 제한하겠다고 되어 있다. 박 대통령의 첫 민정비서관은 이중희 당시 인천지검 부장검사였다. 2014년 5월 청와대를 나온 이 전 비서관은 곧바로 검찰로 복귀, 현재 부산지검 2차장검사를 맡고 있다.
청와대는 "유 내정자의 경우 비서관을 마친 후 검찰로 복귀하지 않을 것으로 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이 검찰로 돌아가지 않을 사람을 고르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청와대에는 이미 평검사 4~5명이 행정관으로 '불법 파견'돼 있다. 현직 검사의 청와대 파견은 검찰청법으로 금지돼 있다. 검찰에 사표 내고 청와대에서 근무하다 다시 검사로 임용되는 편법을 쓰는 것은 그 때문이다.
곽 내정자의 경우 김앤장 출신이라는 점이 논란거리다. 김앤장 출신이 청와대 민정수석실 비서관에 기용된 것은 벌써 4명째다.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의 장본인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과 그 후임인 권오창 전 비서관, 최근 물러난 김학준 민원비서관이 김앤장 출신이다. 김앤장은 국내 최대 로펌으로 수많은 사건을 수임하고 있다. 이들 사건에 영향을 주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청와대는 현직 검사 차출과 김앤장 편중 인사가 고쳐지지 않는 이유로 '구인난(求人難)'을 들었다. 오는 3월31일 개정 공직자윤리법이 시행되면 판·검사 출신은 퇴임 후 3년간 대형 로펌 취업이 제한된다. 이 때문에 요즘 '일 좀 한다'는 법조인은 청와대보다 사표내고 로펌행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러나 민정수석실에 꼭 현직 검사가 근무해야 한다는 법은 없다. 과거에는 비(非)법조인 출신이 민정수석을 한 경우도 있었다. 또 변호사가 김앤장에만 있는 것도 아니다. 변협 등록 변호사만 2만명이 넘는다. '창조 경제'나 '창조 국방'도 좋지만, 과거 관행의 사슬을 끊는 '창조 인사'도 보고 싶다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