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장 5개를 붙여 놓은 크기의 소행성이 27일 지구에 근접해 통과한다.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25일 "'2004 BL86'이란 소행성이 미 동부 시각으로 26일 오전 11시(한국 시각 27일 오전 1시) 지구에서 74만5000마일(약 120만㎞) 떨어진 곳까지 접근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구와 달 사이 거리의 3.1배에 해당하지만, 지구에 위협이 되지는 않는다고 나사는 밝혔다.
이 소행성은 지름이 약 500m로 국제 규격 축구장 길이(100~110m)의 5배다. 뉴욕의 상징인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443m)보다 길다. 2004년 미국 뉴멕시코주에 있는 링컨지구접근소행성연구소(LINEAR)가 처음 발견했으며, 태양계의 지구 바깥 궤도에서 태양을 1.84년 주기로 공전하고 있다.
나사는 지금까지 1500여개의 '지구 위협 소행성(PHAs)'을 발견해 궤적을 추적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실제로 지구를 위협한 소행성은 없다. 나사 출신 돈 예만스 박사는 "비교적 큰 소행성이 지구에 가까이 접근하기 때문에 소행성을 관찰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만한 크기의 소행성이 다시 지구에 접근하는 것은 12년 후인 2027년 '1999 AN 10'이란 소행성 때나 가능하다.
나사는 소행성이 지구로 근접하는 흔치 않은 기회를 살리기 위해 관측에 공을 들이고 있다. 미 캘리포니아주 골드스톤에 있는 NASA 천체연구소는 레이더와 고성능 천체망원경으로 이 소행성의 궤적을 추적하고 있다. 또 마이크로파로 소행성을 관찰하고, 고성능 카메라로 표면도 촬영한다. 나사 골드스톤 연구소 랜스 베너 박사는 "소행성이 지나간 다음 날 레이더 데이터를 받을 수 있고, 이 소행성에 대한 최초의 정밀 이미지도 확보할 것"이라며 "지금까지 이 소행성에 대해 밝혀진 게 거의 없기 때문에 관측 결과가 나오면 앞으로 깜짝 놀랄 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행성 '2004 BL86'이 가장 밝게 보이는 시간은 미 동부 시각으로 26일 오후 11시 7~52분(한국 시각 27일 오후 1시 7~52분)이다. 이 소행성은 이 시간대를 전후해 목성과 프로키온(작은개자리의 일등성) 사이를 통과한다. 유럽과 아프리카, 미주는 밤 시간대여서 일반인도 망원경으로 관측할 수 있다고 나사는 밝혔다.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이때가 낮이기 때문에 27일 새벽이나 밤에 희미하게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