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시마에 다쿠씨 페이스북 캡처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일본인 인질 중 1명인 유카와 하루나(湯川遙菜·42)씨를 살해했다고 알려진 가운데, 나머지 인질인 고토 겐지(後藤健二·47)씨를 풀어주라는 여론이 세계로 퍼지고 있다.

고토씨의 친구인 니시마에 다쿠(西前拓·52)씨는 21일(이하 현지시각)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I AM KENJI(나는 겐지다)’라고 쓴 피켓을 들고 찍은 사진을 게재했다. 그는 이 사진과 함께 영어와 일본어로 “겐지와의 연대를 보여주기 위해 ‘I AM KENJI’라고 쓴 카드를 들고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려달라”고 청하고, “무고한 시민들을 살해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고, 모든 국가를 적으로 돌리는 것은 의미없는 일임을 말해달라”고 했다.

니시마에씨의 페이스북 운동은 이미 널리 퍼졌다. 운동이 시작된 지 닷새 만에 세계 각국에서 수백명이 그의 제안에 따라 찍은 사진을 인터넷에 올렸다.

이 같은 ‘I AM KENJI’ 사진 올리기 운동은 이슬람 추종 테러리스트가 프랑스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Charlie Hebdo)’에 폭탄·총격테러를 가했을 때, ‘Ju Suis Charlie(나는 샤를리다)’라는 구호가 테러 세력을 규탄하는 구호로 쓰인 것에서 비롯한 것으로 알려졌다.

니시마에씨는 일본 재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I AM KENJI’ 운동은 친구로서 겐지를 돕는 것인 동시에 이처럼 절망적인 상황에 놓인 다른 이들을 돕는 것”이라며 “이 운동은 친구를 구하고 평화를 증진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고 취지를 밝혔다.

그는 고토씨의 억류 소식을 접하고 매우 놀라고 화가 났었다고 전했다. 그는 “당시 몇 시간 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었지만, 겐지를 위해 뭐라도 하자고 결심했다”며 ‘I AM KENJI’ 운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또, 미국 인터넷 청원사이트인 체인지.org(change.org)에도 관련 청원이 올라왔다. 고토 씨를 구해달라는 청원에는 26일 오전 기준 2만여명의 가까운 사람들이 동의했다. 인질을 석방하도록 IS를 설득하자는 안에는 5700명이 넘게 찬성 의사를 밝혔다.

한편, IS가 운영하는 라디오 방송 알바얀은 25일 인터넷 뉴스를 통해 “IS는 주어진 시간이 종료함에 따라 일본인 인질 유카와 하루나를 처형했다”고 밝혔다. 이 방송은 “나머지 일본인 인질은 자신의 석방 조건으로 요르단에 구속된 알리샤위를 석방하도록 일본 정부에 압력을 가해달라고 간청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