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민혁 정치부 기자

정부는 지난 23일 타계한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을 추모하기 위해 25일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조문단장으로 파견했다.

한국과 달리 다른 주요국들은 정상(頂上)급을 사우디아라비아에 보냈다. 인도를 방문 중이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인도 일정을 줄이고 27일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로 날아가 직접 조의를 표하기로 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영국에선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와 찰스 왕세자가 리야드를 찾았고,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셰이크 타밈 카타르 국왕,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펠리페6세 스페인 국왕, 빌럼-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 압둘라 요르단 국왕, 프레데리크 덴마크 왕세자 등이 줄줄이 조문 행렬에 동참했다. 일본은 나루히토(德仁) 왕세자를 파견했다.

우리 정부는 당초 정홍원 총리를 조문단장으로 파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이 타계한 날 정 총리의 교체 발표가 나면서 정부는 부랴부랴 황 부총리로 단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는 것은 애초부터 고려 사항이 아니었다고 한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 현직 대통령이 해외 조문 행사에 참석한 전례가 없다"고 했다. 또 개각 등으로 국내 정치 상황이 복잡한 데다 대통령이 상반기 중 중동을 순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번에 무리하게 갈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세계 1위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새 왕실과 관계를 트기 위해 치열한 외교전이 펼쳐지고 있는 현장에 우리 최고 지도부만 빠져 있는 것은 아쉽다.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면 과감하게 '관례'를 깨고 움직이는 것이 '창조 외교'에 가깝지 않을까.

TV조선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