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서울에서 열린 '2015 중국 방문의 해' 개막식에 축하 메시지를 보내며 통일신라 시대 학자 최치원의 시(詩)를 또 인용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24일 보도했다. 시 주석이 최치원을 한·중 교류의 상징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시 주석은 축사에서 "중·한의 문화 교류는 유구한 역사를 갖고 있다"며 "한국 시인 최치원은 '동쪽 나라 화개동은 호리병 속의 별천지(東國花開洞, 壺中別有天)'라는 시로 한반도를 찬양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민중은 중국 문화를 깊이 이해할 수 있고, 중국 민중은 한국 문화의 독특한 매력을 좋아한다"며 "이는 양국이 관광 등 인문 교류를 확대하는 데 견고한 토대가 된다"고 밝혔다.

최치원이 노래한 '화개동'은 지리산의 칠불사·쌍계사 계곡 일대를 말한다. 이 계곡은 화개장터를 거쳐 섬진강으로 흘러든다. 화개(花開)라는 이름은 '눈 속에서도 칡꽃[葛花]이 핀다'는 의미에서 유래했다. 실제 이 지역은 이른 봄 매화를 시작으로 벚꽃과 배꽃, 철쭉, 녹차 꽃 등이 초겨울까지 만개해 별천지를 연출한다.

최치원은 868년 12세의 나이에 당나라 유학을 떠나 과거에 급제하고 당나라 관리를 지내며 '토황소격문(討黃巢檄文)' 등을 썼다. 그는 884년 귀국해 개혁을 추진했으나, 좌절하자 지리산 계곡 등 전국의 명승지를 유람하며 글을 남겼다.

시 주석은 2013년 6월 중국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때 최치원의 시 '범해(泛海)'를 인용했으며, 작년 7월 서울대 특강에서는 최치원을 한·중 관계를 상징하는 인물로 거론했다.

TV조선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