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23일 청와대 조직 개편에서 '핵심 비서관 3인방'의 역할을 조정했다. 진위(眞僞)를 떠나 '문건 유출' 사건을 계기로 불거졌던 이런저런 의혹들이 이들에 대한 '퇴진' 여론을 형성시켰고, 부분적으로나마 박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인 셈이다.

청와대 내부의 예산, 인사(人事) 등 '안살림'을 맡고 있는 이재만 총무비서관은 자리는 유지했으나 권한이 축소됐다. 이 비서관은 그동안 청와대 인사위 멤버였고 이 때문에 금융권 인사 등에 개입한다는 구설 등에 휘말렸었다.

박 대통령은 앞으로는 이 비서관이 인사위에 배석하지 않도록 했다. 당초 이 비서관을 국정기획수석실이 개편되는 정책조정수석실로 배치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마땅한 총무비서관 후임자를 못 찾았다는 후문이다. 수행·민원이 공식 업무였던 제2부속실을 폐지함으로써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은 곧 있을 청와대 비서관(1급) 인사 때 홍보수석실 산하 국정홍보비서관으로 옮길 예정이라고 한다. 그가 담당해 왔던 대통령 관저 출퇴근 수행은 다른 사람이 맡게 됐다. 국정홍보비서관은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청와대가 추진하는 정책의 콘셉트를 각 부처 대변인들에게 전파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유임되는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은 제2부속실 폐지에 따라 명칭이 '부속비서관'으로 바뀌게 된다. 일정·메시지를 담당하는 정 비서관은 제2부속실이 담당하던 업무들을 넘겨받을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1998년부터 17년간 자신과 '동고동락'해왔던 이들 세 비서관에 대해 '확인된 비리나 잘못도 없는데 내칠 수 없다'는 입장을 여러 번 밝혀 왔다. 하지만 이 정도 수준의 업무 조정이 야권이나 여권 일각의 '3인방 교체' 요구를 잠재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란 지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