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주(州) 방위군 소속 흑인 발레리 딘트는 최근 마이애미의 공영 사격장에서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했다. 당시 사격 훈련을 하던 마이애미 경찰청 소속 저격수들의 과녁에 동생 우디의 사진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사진 속 그의 이마와 눈엔 총알이 뚫고 지나간 자국이 선명했다. 과녁엔 우디를 포함해 6명의 얼굴이 들어 있었는데 모두 흑인 남성 사진이었다.

미국 CNN방송은 "미국 경찰이 흑인 사진을 과녁으로 사용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흑백(黑白) 갈등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19일 보도했다. 미국 퍼거슨시에서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을 사살한 백인 경찰에게 지난해 11월 불기소 처분이 내려진 이후, 미국 전역에서 아직까지도 흑인들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경찰 저격수들이 사격 훈련에 사용한 표적지. 표적지 6장 모두 흑인 사진으로 돼 있다.

흑인 과녁 논란에 마이애미 경찰은 "경찰 저격수는 일반인과 섞여 있는 범죄자를 가려내 사살하는 임무를 수행한다"며 "실제 인물의 얼굴 사진으로 사격 훈련을 할 필요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곳 경찰 저격수들은 10여년 전 경찰에 체포된 사람들의 얼굴 사진을 과녁으로 사용해왔다.

하지만 자신의 사진이 과녁으로 쓰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우디는 "왜 우리(흑인)가 타깃이어야 하느냐"며 "나는 아버지이자 남편이며 어엿한 직장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8세였던 2000년 도로에서 불법 자동차 경주를 벌인 혐의로 체포된 적이 있지만, 이후 어떤 범죄도 저지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 NBC방송은 "흑인을 과녁으로 한 경찰의 사격 훈련은 매우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무의식에 '흑인은 타깃'이라고 각인된 경찰이 흑인에게 총을 쏘기 쉽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