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연수구의 한 어린이집 보육 교사가 네 살 아이를 폭행하는 CCTV 동영상을 본 국민은 피가 거꾸로 솟는다고들 말하고 있다. 무지막지한 팔뚝을 가진 보육 교사가 가냘픈 병아리 같은 아이 얼굴을 향해 손바닥 일격(一擊)을 휘두르는 장면은 충격적이다. 아이 몸뚱이가 공중에 뜨더니 다리가 가위처럼 쩍 벌어진 채 머리부터 방바닥으로 내리꽂혔다.

더 화가 치미는 것은 맞은 아이가 곧바로 일어나 앉아 무릎 꿇고는 바닥에 떨어진 김치 조각을 집어 들어 나뒹군 식판 위에 건져 올리는 장면이다. 다른 아이들은 줄곧 옆에서 숨소리도 내지 못한 채 이 장면을 지켜보고 있었다. 얼마나 무서웠으면 울음소리도 내지 못했겠는가. 평소 그 보육 교사가 아이들을 어떤 식으로 다뤄왔는지 안 봐도 뻔히 알 수 있는 노릇이다.

그런데도 어린이집 원장은 부모들에게 '(어린이집) 운영은 정상적으로 하오니 보내주시면 성실히 돌보겠습니다'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황당무계한 일이다. 사건이 터진 후 문제의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긴 부모 가운데 "우리 아이도 맞았다"고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아이가 울면서 "어린이집에 안 가겠다"고 하거나, 갑자기 소변을 제대로 못 가리더라는 증언도 있었다. 어떤 부모는 작년 여름 "아이가 폭행당한 것 같으니 CCTV를 보여달라"고 요구했지만 어린이집 측은 거부했다고 한다. 어린이집 원장이 그 좁은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몰랐을 거라고는 상상하기 어렵다. 방어 능력이 없는 아이들을 스트레스 해소하듯 팬 보육 교사는 가중(加重)처벌을 하고 문제의 어린이집은 당장 퇴출(退出)시켜야 한다.

해마다 200건 넘는 아동 학대 사건이 어린이집에서 벌어지고 있다. 경북 구미의 한 보육 교사는 자기 반 아이 9명을 수시로 폭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달 인천 남동구에선 낮잠 자는 시간에 돌아다닌다며 보육 교사가 세 살 아동을 방바닥에 내동댕이치는 일도 있었다. 어린이집 학대 장면을 모은 동영상이 인터넷에 떠돌아다닐 정도다. 그런데도 교사들에 대한 처벌은 집행유예나 자격 정지가 대부분일 정도로 가볍기 짝이 없다. 어린이집에서 매질당하는 아이들이 사회와 어른들에 대해 어떤 심성(心性)을 갖게 될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정부가 어린이집 방마다 CCTV를 달든지 해서 부모들을 안심시킬 대책을 내놔야 한다. CCTV가 보육 교사들의 사생활 침해라는 의견도 있다지만, 보육 교사 프라이버시보다 어린이 인권(人權)이 백배 더 중요하다. 부모들이 교대로 어린이집 운영에 참여토록 의무화하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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