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은 '경제'였다.

박근혜 대통령은 12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경제부흥'을 자신에게 주어진 시대적 사명으로 꼽으며 글로벌 경제위기 속 경제활성화를 통해 국가 재도약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뜻을 유독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발표한 집권 3년차 신년구상 모두발언에서 '경제'를 42차례로 가장 많이 언급했다. '통일'과 같은 정치적 이슈에 대한 언급도 있었지만 총 26분으로 이뤄진 기자회견 모두발언 중 18분(64%)을 할애할 정도로 경제에 집중했다.

이러한 박 대통령의 '경제 1순위' 발언은 우선 바닥을 치고 있는 경기를 회복시키지 못하면 내년에 실시되는 총선을 전후로 급속한 레임덕을 맞을 수 있다는 절박함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디플레이션(물가 하락에 경기 침체가 겹치는 현상) 상황이 아니다"라고 했지만, 우리 경제가 활력을 잃어가며 서민들의 주름살이 늘고 있는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무적'으로 보면 자신이 처한 '정치적 위기'를 '경제적 성과'로 돌파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즉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 논란과 '항명 파동'과 같은 일련의 사태로 촉발된 '인적쇄신 요구'와 같은 정치적 위기에는 철저한 무대응으로 '힘 빼기'에 나서고, 실제로 성과를 내면 국민적 지지를 얻을 수 있는 '경제 이슈'로 여론의 반전을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청와대 사정에 밝은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오늘 기자회견문의 핵심은 경제로 현재의 위기를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에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이날 개헌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며 무엇보다 경제가 우선시 돼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이러한 기조는 회견 전체에서도 유지됐다"며 "'정윤회 문건' '항명 파동' 등은 어차피 잠깐 쏟아지는 소나기다. 결국 박 대통령의 레임덕은 경제를 살리냐, 못 살리냐에 달려 있는데 박 대통령이 이 점에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 대통령이 특유의 승부사적인 기질을 드러냈다는 분석도 있다.

여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박 대통령에 비판적인 지지층에게 오늘 회견이 '안일한 현실 인식' '불통'처럼 비춰질 수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정치적 이슈는 확실히 내 편과 상대 편이 있어 지지층이 갈라지지만, 경제적 이슈는 다르다. 경기가 회복된다면 그 과실은 오로지 박 대통령이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부분은 야권도 동의하고 있다. 전략통으로 분류되는 야권의 한 의원은 "최근 공고한 지지층에 균열이 나긴 했지만 박 대통령은 우리나라 정치인 중 유일하게 40%대 전후의 지지율을 계속해서 유지하고 있는 정치인"이라면서 "전세계적으로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올해 자신이 얘기한 것처럼 3.8%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한다면 지금의 위기를 충분히 극복하고도 남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 의원은 "하지만 반대로 올해 경제성장률이 본인이 제시한 기준에 턱없이 못 미친다면 지지기반이 급속히 잠식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