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아누 리브스는 “서울을 둘러보며 지하철을 타고 남산과 한강도 가보고 싶은데 시간이 없어 아쉽다”고 했다.

"저 뱀파이어 아닙니다, 하하하."

배우 키아누 리브스(50)가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 "중세 유럽 초상화나 미국 남북전쟁 당시 군인 사진에 당신과 똑같이 생긴 미남이 있어서 '키아누 리브스는 뱀파이어'라는 농담이 있는 걸 아느냐"는 질문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는 "(잘생겼다는) 칭찬 고맙다. 부모님과 조상님께 늘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8일 서울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연 리브스는 액션 영화 '존 윅' 개봉을 앞두고 7년 만에 내한했다.

그는 대표적 액션 영화 '매트릭스'와 '콘스탄틴'에서는 세상을 구원하는 영웅이었다. 뉴욕 암흑가의 전설적 킬러 역할인 이번 영화에서는 복수를 위해 수많은 사람을 죽이는 반(反)영웅이다. 전성기를 연상케 하는 역할이다. 그는 "독특한 캐릭터와 스토리가 있는 액션물이라면 영웅도 반영웅도 좋다"고 했다. "주인공의 성(姓)인 윅(Wick)은 촛불의 심지라는 뜻이에요. 속어로 폭탄의 도화선을 뜻하기도 하고. 더 큰 불꽃의 일부이자 꺼지기 쉬운 불씨 같은 거죠. 단순한 복수나 살인이 아니라, 내면의 평화와 새로운 생존을 위한 투쟁 과정으로 보이길 바랍니다."

이번 영화는 '매트릭스'에서 리브스와 호흡을 맞췄던 스턴트·무술 감독 출신 신인 감독 두 명의 공동 연출작이기도 하다. 리브스는 영화를 위해 유도와 주짓수를 훈련했고, 감독들이 창안한 무기를 들고 싸우는 독특한 무술 '건후(총+쿵후)'도 배웠다. 그는 "액션은 팀을 이뤄 안무를 맞추는 댄스와 같은데, 젊었을 때처럼 다리 찢기나 높이뛰기를 할 수는 없어도 그동안 쌓은 경험으로 좀 더 효율적인 연기를 할 수 있었다"고 했다.

리브스는 동양 무술과 선불교에 심취한 것으로도 널리 알려졌다. 그는 "액션 연기를 할 때도 좀 더 내면적이며 깊은 메시지를 생각하고 연기하게 해 주는 것 같다"고 했다. "훌륭한 무술 스승들로부터 나는 누구이며 어떻게 존재하는 것인지, 또 몸과 마음의 긴장을 유지하는 방법에 관해 배웠어요. 불교 신자는 아니지만 불교인들과 만나며 죽음, 인연과 윤회 등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요. 매일 삶을 나로서 살고, 또 나 자신답게 연기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그는 "올드보이, 스토커, 설국열차 등 미국에서 흥행한 한국 감독의 영화들을 봤다. 한국 영화는 앞으로 발견할 것이 더 많은 보물 같은 시장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저녁 '존 윅' 시사회장에서 국내 관객들과 만난 리브스는 9일 출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