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에 대한 새해 소망으로 '서로를 존중해주는 직장' '일과 가정이 양립 가능한 직장' 등 조직 문화를 주로 언급한 직장인들과 달리 자영업자들의 소망은 하나로 모아졌다. "2015년에는 꼭 경기가 회복돼 사업이 좀 풀리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조직'이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나 홀로 자기 사업체를 이끌어가는 자영업자들은 경기 침체를 온몸으로 견뎌내고 있었다. "나라 경제가 좋아져 장사가 잘되는 것이 새해 소망"이라는 마트 주인 김미숙(48)씨는 "갈수록 매출이 떨어져 걱정"이라고 했다.

김씨는 "8년 전 의정부에서 목동으로 옮겨와 마트를 열었는데 그때만 해도 손님들이 물건을 척척 집어가 '역시 목동은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이 동네 주민들도 작은 물건 하나 사는 데도 일일이 가격을 따질 만큼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했다.

매출 감소로 직결되는 국가적인 참사나 대형 사고가 없길 바라는 자영업자도 적지 않았다. 행사 장비 대여업체 대표 한기영(54)씨는 "세월호 참사 이후 각종 행사가 줄줄이 취소돼 매출이 40% 넘게 줄었다"며 "새해에는 나라에 슬픈 일보다 기쁜 일이 더 많아 사업도 번창할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이들은 불황에 힘겨워하면서도 직원을 거느린 '사장'으로서의 무거운 책임감을 말했다. 닭강정 가게를 하는 윤정문(55)씨는 "나도 한땐 월급쟁이였는데 아르바이트생 2명과 주방장 1명을 둔 사장이 되고 보니 직장에 바라는 게 달라졌다"며 "서로 싸우지 않고 늘 웃는 일터가 되면 좋겠고 다른 건 못 해줘도 명절 때나 생일 때는 직원들에게 맛있는 밥 한 끼라도 사는 사장이 되고 싶다"고 했다. IT 업체 대표 박인호(43)씨는 "내년에는 회사 매출이 늘어 직원들이 집도 넓히고 아이도 많이 낳을 수 있길 바란다. 세상 모든 사장이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