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의 460억달러(약 51조원), 우버 400억달러(약 44조원), 에어비앤비 100억달러(11조원).
소위 잘 나가는 스타트업 회사들의 기업가치다. 설립된 지 5~7년도 안 된 이 회사들의 기업가치는 웬만한 국내 대기업보다 훨씬 높다.
스타트업이란 설립한 지 오래되지 않은 신생 벤처기업을 뜻한다. 혁신적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한 이들 회사는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기 이전 단계라는 점에서 벤처와 차이가 있다.
◆ 거액 쏟아지는 스타트업…높은 수익률 좇다가 닷컴 버블 재현할 수도
1990년대 후반 미국의 ‘닷컴 버블’ 붕괴 이후 투자자들은 IT 기업 투자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 왔다. 당시 매출도 거의 없는 스타트업들이 천문학적 수준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았지만 거품이 붕괴되면서 상당수의 정보기술(IT) 관련 벤처들이 하루아침에 공중분해 됐다.
거액의 투자금이 스타트업에 모여들고, 스타트업이 거액의 돈을 들여 사세를 늘리는 모습은 당시와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스타트업들은 샌프란시스코 등에 엄청나게 비싼 임대료를 내고 사무실을 마련하며 인재를 모셔오기 위해 고액 연봉과 특전을 내걸고 있다.
벤처캐피탈(VC) 회사인 안드레센 호로위츠의 스캇 커퍼는 29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가치가 과대평가된 기업들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월가의 대표적 경제비관론자로 ‘닥터 둠(Dr. Doom)’으로 불리는 누리엘 루비니 교수도 IT주와 소셜미디어주가 과대평가돼 있다고 지적했다.
2000년 정점에 달했던 닷컴 버블 당시와 현재 상황이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기업에 자금이 흘러들어 가는 방식이다.
과거에는 제한된 수의 투자자들이 전문가를 고용해 기업 경영 실적에 따라 투자금을 운용했지만, 제로에 가까운 저금리 시대가 계속되는 요즘은 투자자와 국부펀드들이 저마다 전문가를 자처하며 창업 초기에 거금을 투자해 상장 시 고수익을 노리는 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다는 설명이다.
◆ 스타트업 투자…본질적 경쟁력 있는지 살펴야
최근 뮤추얼 펀드와 대기업마저 ‘프리 IPO(스타트업이 상장하기 전에 미리 투자자들로부터 일정 자금을 유치 받는 것)’에 동참하면서 자금 규모는 커지고 벤처캐피탈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다. 소액 투자자들도 엔젤 투자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이런 투자는 스타트업이 초기에 경쟁자보다 시장점유율과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문제는 이들 스타트업이 뚜렷한 실적 개선 없이 초기 몸집 불리기에 투자받은 금액의 상당 부분을 사용하고 있어 매출이 늘더라도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호로위츠의 커퍼는 이와 관련해 “장기적인 성장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인은 이들 기업이 제공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핵심 경쟁력”이라며 “이 같은 사실은 2000년 닷컴버블 당시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사무실 임대 전문 스타트업인 위워크(WeWork) 등은 경기가 침체되면 수익이 악화될 수 있다. 국가마다 다른 규제 장벽과 예기치 못한 기사 성폭행 사건으로 구설에 오른 우버의 앞날도 장담할 수 없다.
커퍼는 “조정기를 맞으면 평가 가치만큼 실적이 좋지 않은 기업이 제일 먼저 사라질 것”이라며 “요즘 뜨는 IT 기업 모두가 이러한 위험 요소를 안고 있는 만큼 IT 스타트업에 투자할 때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