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항공기 회항' 사건으로 논란이 된 '땅콩'이 인지 기능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견과류를 많이 먹으면 기억력 등 인지 기능을 향상시킨다는 것이다.

하버드대와 브리검(Brigham) 여성병원 연구팀은 6년 동안 70세 이상 1만6010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주당 5회 이상 견과류를 먹는 여성들이 그렇지 않은 여성들보다 기억력과 집중력 등 대부분 인지 기능에서 더 좋았다고 밝혔다. 견과류를 먹은 그룹은 평균 약 2년 정도 인지 기능 저하가 늦춰진 것으로 나타났다.

인지 기능은 뇌혈관 염증이나 혈류량 등 뇌혈관의 상태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따라서 혈관에 나쁜 영향을 주는 포화지방이 적고 좋은 지방인 불포화지방은 많은 견과류가 치매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다.

견과류 외에도 치매 예방에 좋은 음식들에 대한 연구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음식이 녹차 카테킨성분, 녹황색 채소, 등푸른생선, 올리브오일을 포함한 지중해식 식단과 커리 등이다. 이런 음식은 염증을 줄이고 세포 노화를 막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베타아밀로이드라는 독성 물질이 뇌에 쌓여 뇌세포 염증이 생기고 노화되는 병이다. 따라서 항염·항산화 작용으로 뇌세포를 보호하는 음식들을 많이 섭취할 경우 치매 예방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지중해식 식단은 치매 예방뿐 아니라 치매 진행을 늦추는 데도 도움을 주는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커리의 성분인 커큐민은 독성 물질인 베타아밀로이드를 제거하고 항염·항산화 효과가 뛰어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최근에는 커큐민을 공기 중으로 마셔도 먹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는 흥미로운 연구도 나왔다. 한 연구팀이 쥐에게 커큐민을 에어로졸 형태로 흡입하게 했더니, 역시 뇌의 해마와 피질에 커큐민이 전달되는 것이 관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