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7.5%)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면서 시진핑(習近平) 지도부의 반부패 운동이 성장률 둔화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강력한 부패척결 움직임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이견의 여지가 적다. 오히려 이제까지 중국 경제가 꽌시(關係)로 대표되는 친분관계에 얼마나 많이 의존해 왔는지를 보여주는 방증으로 보는 의견이 많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9일(현지시각) 루 팅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중국 담당 연구원의 말을 인용, “시 지도부의 반부패 운동으로 인한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감소분이 0.6~1.5%포인트 정도 될 것”으로 예상했다.
신문은 시 지도부의 사정 칼끝이 석유기업인 페트로차이나를 비롯한 대형 국영기업을 겨누면서 이들 기업의 씀씀이가 줄어든 것을 경기 둔화의 한 원인이라고 전했다.
페트로차이나를 근거지로 했던 저우융캉(周永康) 전 중국 중앙정치국 상무위원과 석유방(石油幇•석유업계 기반 파벌) 관련 인사는 시 주석 취임 이후 최근까지 부패 혐의로 줄줄이 처벌되거나 낙마했다.
페트로차이나가 씀씀이를 대폭 줄인 것은 국제 유가 하락으로 수익이 줄은 탓도 있다. 업계 고위 관계자들은 그러나 사상 유례 없는 중국 정부의 부패 척결 움직임도 상당한 타격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이러한 영향으로 페트로차이나의 올해 1~3분기 자본 지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0억위안(약 2조3000억원)이나 감소해 1890억위안(약 33조4400억원)을 기록했다.
‘부패와의 전쟁’은 중국의 산업지도도 바꾸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주류회사에 알코올을 납품하던 회사가 주문이 줄면서 화학약품 회사로 변신하는가 하면 고급 레스토랑 체인 사업을 접고 빅데이터 관련 사업을 시작한 곳도 있다고 전했다.
쓰촨성의 한 소도시에서 부업으로 발마사지 업소를 운영하던 리우 쿤휘라는 이름의 여성은 단골로 찾던 공무원의 발길이 뜸해지면서 가게를 접고 대신 핸드크림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관련 인터뷰에서 “요즘은 돈벌이가 신통치 않다”며 “내 한 몸 먹고 살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푸념했다.
한편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JP모건 등 글로벌 투자은행은 내년 중국 경제성장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내놓고 있다.
가장 낙관적으로 전망한JP모건은 7.2%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본 반면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7.0%, 노무라증권은 6.8%까지 예상치를 낮춰 잡았다. 노무라 증권은 중국 성장률이 2016년에는 6.5%까지 둔화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