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허재 감독(왼쪽), 동부 허웅.

프로농구 '부자(父子) 선수 1호'의 희비가 또 엇갈렸다.

허재(49) KCC 감독은 시련의 겨울을 보내고 있다. 그가 이끄는 KCC는 2014~2015시즌 들어 8위에 머물러 있다. 26일 원주 원정 경기에선 아들 허웅(21)이 속한 동부에 53대79로 완패했다. 최근 6연패이자, 동부와의 시즌 맞대결에선 4전 전패를 당했다.

허 감독은 아마추어와 프로에서 화려한 선수생활을 했다. 2005년 5월 KCC 사령탑에 오른 그는 챔피언전 우승 2번, 준우승 1번을 일구며 지도자로도 주가를 높였다. 하지만 2011~2012시즌을 끝으로 포스트 시즌에 오르지 못했다. 앞선 두 시즌은 정규시즌 10위, 7위에 머물렀다.

KCC 지휘봉을 잡고 열 번째로 맞은 이번 시즌은 의욕을 가질 만했다. 국내 최장신 센터 하승진(221㎝)이 공익근무를 마치고 복귀했고, 국내 정상급 포인트 가드인 김태술이 인삼공사에서 트레이드로 합류했다.

하지만 개막 이전부터 악재가 겹쳤다. 지난 시즌 신인으로 맹활약했던 가드 김민구가 인천아시아경기대회 국가대표 소집 기간 중 음주운전 사고를 내면서 골반과 다리를 심하게 다쳐 전력에서 제외됐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고 돌아온 김태술은 KCC 선수들과 손발을 맞출 시간이 모자랐던 데다, 슬럼프 증세까지 보이며 부진에 빠졌다. 하승진은 종아리 근육 일부가 찢어져 요즘 뛰지 못한다. KCC에서만 통산 249승(267패)을 거둔 허 감독에겐 눈앞의 250승 기록보다 연패 탈출이 더 시급하다.

허 감독의 장남인 허웅은 프로에 착실히 적응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는 지난가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5순위로 동부 유니폼을 입었다. 4순위를 뽑았던 아버지 허 감독의 지명을 받았더라면 부자가 한 팀에서 뛰는 진풍경을 연출할 뻔했다.

허웅은 26일에도 11점(5어시스트)을 올리며 윤호영(19점 11리바운드), 김주성(13점 7리바운드), 데이비드 사이먼(18점 8리바운드 6어시스트)과 공격을 이끌었다. 이번 시즌 23경기에 출전한 허웅은 평균 18분47초를 소화하며 5.5점(1.7어시스트)을 올리고 있다. 코트에서 움직이는 범위가 넓고 스피드가 좋은 그는 30대 중반의 베테랑 선수가 많은 동부에 꼭 필요한 선수로 자리 잡고 있다. 3위 동부는 이날 승리로 20승(10패)을 채웠다.

안양에선 KT가 홈팀 인삼공사를 83대68로 물리쳤다. 찰스 로드(17점 6리바운드) 등 5명이 두자릿수 득점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