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보경 석유시장감시단 단장·소비자리포트 대표

저유가가 이슈가 된 지금 또다시 알뜰주유소가 미운오리새끼로 평가되고 있다. 언론에는 알뜰주유소가 효과가 없다는 기사들이 넘쳐나고 업계를 두둔하는 듯 정부의 실패한 정책이라는 쓴 소리가 가감 없이 보도되고 있다.

'‘리터당 100원 싼 알뜰 주유소’라는 초기 도입 홍보문구에 사로잡혀 아직도 그만큼 효과가 없다고 질책하고 있는 것이다. 알뜰주유소는 국내 석유시장의 유통구조를 개선하여 석유시장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만든 정책이다.

그러므로 이 정책이 잘된 정책인지를 평가하려면 소비자에게 이익이 되고 있는지가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알뜰주유소는 현재 시장에서 리터 당 100원보다 더 중요한 ‘가격의 기준’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기존에는 정유사 중 한 회사가 가장 가격의 최상단에서 업계를 선도하였다면 지금은 알뜰주유소가 가격의 최하단에서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것이다.알뜰주유소가 없었던 때를 돌이켜보자.

정유사 4사의 독과점시장에서 경쟁이 미미한 이유로 정유사들의 시장점유율은 변화가 없고 정유사4사는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은 업체의 가격을 다른 3사가 우르르 따라가는 것과 같이 기러기가 날아가는 형상을 띠고 있었다.

또한 지금과 같은 유가 하락 시에 이렇게까지 경쟁적으로 주유소 판매 가격이 인하되었을지도 의문이다. 하지만 알뜰주유소의 등장으로 시장은 경쟁적으로 변화하였다.

정유4사의 시장점유율은 알뜰주유소가 등장 이후에 지속적으로 하락하였고 알뜰주유소 등장 이후 정유사 상위 2개 업체의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한 반면 하위 2개 업체의 점유율은 같은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상승하여 그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

또한 국제유가의 하락으로 싼 주유소들 특히 알뜰주유소가 있는 지역의 가격은 경쟁적으로 인하가 되고 있다.유가가 급격하게 하락하니 신문지상에서는 정유사가 어렵다고들 한다.

유가가 인상되어 정유사들은 초과이익을 낼 때는 가만히 있다가 유가가 내려가자 해외수출에 기여하는 산업을 보호해야 한다며 갑자기 애국심에 호소를 하고 있다.

지난 4년간 배럴 당 100달러가 넘는 국제유가가 지속되어 소비자들은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살았다.

가계부채가 악화되고 서민들의 삶이 피폐해졌다고 하는 지금 유가하락으로 소비자들이 부담이 줄어들게 되어 다행이라는 것은 왜 아무도 언급을 하지 않는지 소비자의 입장에서 서운함이 느껴진다.

이처럼 소비자를 고려하지 않고 알뜰주유소가 실패했다고 비난하는 것은 정유사가 독과점 시대에 챙겼던 초과이익이 알뜰주유소에 의해 겨우 소비자에게 돌아간 것을 우리가 죽겠으니 다시 내놓으라며 떼쓰는 형국이다.

유가가 올랐을 때, 정유사들은 지금과 같이 유가가 내릴 상황을 예견하고 도입선을 다변화하여 경쟁력 있는 제품을 들여올 수 있도록 대비했어야 했다.

자신의 경쟁력은 갖추지 않고 가격이 오를 때에는 비싼 싱가포르 가격에 맞추어 빨리 올리고 내릴 때에는 비싸게 사온 물량이라 싼 가격에 소비자에게 공급할 수 없다는 말은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

국제유가가 하락하는 것은 분명 소비자에게는 좋은 일이고, 이 상황에서 기업이 살아남는 것은 기업의 몫이다. 시장은 경쟁적이어야 발전한다.

그런 의미에서 독과점 시장, 그리고 정유사와 주유소의 견고한 동맹관계를 흔들 수 있는 알뜰주유소는 소비자에게는 신의 한수 같은 정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