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서초동 국군정보사령부 때문에 갈라져 있는 강남구 테헤란로와 서초구 방배동 사당로가 이르면 2018년 터널로 연결된다.

서울시의회는 지난 20일 정보사 이전에 필요한 토지 보상비 180여억원과 공사비 40여억원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정보사 터를 관통하는 이른바 '정보사 터널' 공사가 내년 말 시작된다.

정보사 관통 도로는 터널 구간 530m를 포함해 총길이 1280m 규모로 건설된다. 폭 20~40m, 왕복 6차로다. 지하철 서초역과 내방역을 도로로 바로 잇는다. 이 터널이 뚫리면 방배동과 테헤란로를 오가는 차가 방배역쪽 우회도로로 돌지 않고 직접 다닐 수 있어 교통난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방배동 발전 속도도 빨라질 전망이다. 서울시는 터널 완공 시점인 2018년엔 터널을 지나는 차량 수가 하루 4만3600여대, 2026년엔 4만4000여대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보사 전체 부지는 16만6235㎡(약 5만평)이며, 터널 공사에 필요한 땅은 1만3893㎡(약 4200평)이다. 터널 건설에는 총 1600여억원이 들어가며, 이 중 서울시가 국방부에 토지 보상 비용으로 줘야 하는 금액이 658억원이다. 서울시는 2010년부터 최근까지 470여억원을 나눠 지급해왔으며, 이날 예산안이 통과됨에 따라 정보사가 완전 이전할 때까지 남은 180여억원을 모두 지급하게 됐다. 지금까지 보상이 완전히 이뤄지지 않아 착공이 미뤄져왔지만, 이날 예산안이 통과되면서 걸림돌이 사라진 것이다.

순수 터널 공사비로는 740억원이 들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는 우선 내년 말 착공에 따른 공사비 예산을 40여억원 반영했다.

국방부는 내년 하반기에 경기 안양 박달동으로 정보사를 옮긴다는 계획이다. 터널 부지 외 나머지 정보사 땅은 국방부가 민간에 팔게 된다. 군은 이 돈을 정보사 이전과 군 현대화 사업에 쓸 예정이다. 서울시와 서초구는 민간이 사들일 터 개발 방안을 놓고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 이 터에는 미술관·박물관·공연장·컨벤션센터·복합문화센터 등을 유치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최대한 시민에게 도움되는 방향으로 개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보사 이전은 1990년대 초 여러 차례 착공 계획이 발표됐지만 번번이 지연됐다. 2002년 정보사 이전이 확정된 뒤로도 이전 시기가 계속 미뤄지며 지금껏 흘러왔다. 서울시는 2000년 11월 정보사 터널 설계를 시작했고, 2008년엔 땅 소유자인 국방부와 MOU(양해각서)를 맺었다. 2009년 6월 양측은 토지 매매 계약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