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관우·장비의 도원결의(桃園結義), 유비가 제갈량을 초빙하려고 세 번 찾아간 삼고초려(三顧草廬), 삼국의 영웅이 천하를 놓고 맞붙은 적벽대전(赤壁大戰)….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의 정본으로 평가되는 '모종강(毛宗崗)본 삼국연의'가 국내 처음으로 완역·출간됐다. 번역서 8권과 원문·주석서 4권 등 모두 12권(각 권 400쪽 내외·비봉출판사)에 이르는 거질(巨帙)이다. 신채호의 '조선상고사' '충무공 이순신 전서' 등을 번역한 박기봉(68) 비봉출판사 대표가 우리말로 옮겼다.

'삼국지연의'는 위·촉·오가 정립(鼎立)한 중국 삼국시대(220~280년)를 배경으로 한 역사소설로 진나라 때 진수가 편찬한 사서(史書) '삼국지(三國志)'에서 등장인물과 소재를 빌려 소설화한 것이다. 14세기 나관중의 저작으로 알려져 있지만 여러 판본이 있다. 청나라 초기 모종강이 문장을 다듬어 120회로 정리하고 매회 자신의 평론을 더해 편찬한 '삼국연의'가 정본으로 인정받고 있다.

국내에는 나관중 저작을 번역 또는 평역했다는 '삼국지'가 다수 나와 있다. 일본 작가 요시카와 에이지(吉川英治)의 '삼국지'를 비롯해 정비석·이문열·황석영 등 여러 작가가 냈다. 이 작품들은 '삼국연의'를 번역한 게 아니라 작가가 자신의 방식대로 개작·번안한 것이다. 모종강본을 저본으로 한 번역본은 시인 김구용의 '삼국지연의'가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모종강이 매회 시작 부분과 본문 곳곳에서 밝힌 평론, 삼국지를 읽는 방법을 적은 '독삼국지법(讀三國志法)' 등이 빠져 있다.

박기봉 대표는 "30년 전부터 완전한 삼국연의 번역서를 내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면서 "함께 출간한 원문·주석서는 한문이나 중문학을 공부하는 연구자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