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국회의장은 16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박근혜 대통령의 소통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전날 정홍원 국무총리와의 면담 발언에 이어 이틀째 불통 문제를 언급하며 각을 세웠다.
정 의장은 이날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과거 군사정부에서도 나라에 큰 일이 있거나 순방을 다녀오면 대통령이 삼부요인을 초청해서 대화를 나눴다"며 "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에 이런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최근 대통령을 의장공관으로 초청해 만찬을 추진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던 내용을 소개한 뒤 "국민들 역시 대통령이 소통하고 대화하는 모습에서 편안해 할 것"이라며 이 같은 자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박 대통령과의)핫라인으로 두 번 통화를 시도했지만 전화기가 꺼져 있어 연결되지 못했다"며 "이후 수행비서 전화번호를 받았는데 그 이후에는 전화할 일이 없었다"고 밝혔다. 앞서 정 의장은 지난 6월 "김기춘 비서실장으로부터 박 대통령과 연락할 수 있는 핫라인 전화번호를 받았다"며 "청와대가 잘못하는 게 있으면 그 때 전화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전날 정홍원 국무총리 등과의 면담에서 소통 문제를 지적한 데 대해 "쓴소리를 하려는 것이 아니라 단소리를 하려고 했던 것"이라며 "국민들은 대통령께서 언론에 노출돼 어떤 생각을 하고 있고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직접 듣고 싶어한다"고 설명했다.
개헌 문제와 관련해선 "분권형 대통령제가 적절하다는 생각"이라며 "가능한 한 빨리 개헌 논의를 시작하는 게 좋다고 본다"고 밝혔다. 여권 일각에서의 인적 쇄신 요구에 대해선 "대통령이 인사권자이기 때문에 여러가지 숙고하지 않겠느냐"면서도 "해가 바뀌면 새로운 사회분위기를 조성하는 뜻에서 쇄신을 고려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국회선진화법에 대해 수정 또는 보완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다수결의 원칙이 60%의 초다수결 주의로 바뀐 것은 문제"라며 "여러가지 문제가 있지만 국회 운영과정에서 볼 때 소수당이 다수당의 발목을 잡게 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12년 만에 법정시한 내 예산안이 통과된 것이 국회선진화법 덕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정 의장은 '임을 위한 행진곡'이 국가보훈처의 반대로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곡으로 지정되지 않은 데 대해 "국회가 결의한 사항을 보훈처장이 부적절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내년 4월까지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정식으로 문제 제기를 할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승춘 보훈처장에 대한 조치를 요구하겠다는 뜻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한편 정 의장은 대권 도전 의사를 묻는 질문에는 "대통령은 하늘이 내린다고 생각한다"며 "(대권론을 꺼내는 것은) 의장도 제대로 못하게 하기 위한 방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이어 "정계에서 물러나면 평양에 병원을 개설해 환자를 돌보고 싶다"며 에둘러 부인했다.